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이민 단속 사태와 관련해 “한미 관계에 영향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외국 기업에 미국 이민법 준수를 강하게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을 관람한 뒤,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돌아가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단속 이후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후속 조치 가능성도 시사했다.
앞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 배터리 공장을 단속해 약 475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구금했다. 이 중 300여 명이 한국 국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구금된 자국민의 귀국을 위한 조치에 착수했으며, 이들은 이르면 10일 전세기를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서도 외국 기업들의 이민법 준수를 촉구했다. 그는 “조지아 현대차 배터리 공장에 대한 이민법 집행 작전에 따라, 미국에 투자하는 모든 외국 기업은 우리의 이민법을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의 투자를 환영한다”며 “뛰어난 기술을 갖춘 유능한 인재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영입돼 세계적인 제품을 개발하길 바란다. 미국은 이를 신속하고 합법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기술 이전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발언은 미국 내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와 맞물려, 비자 발급 문제 및 외국인 노동자 활용과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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