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구글, BMW 등과 협력해 자동차 분야 사업 전략을 확대한다. 구글과는 클라우드 기반 대규모 언어모델을 차량 내 AI 시스템에 적용해 운전자와 탑승자 경험을 고도화한다. BMW와는 3년간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실제 양산 차량에 적용했다. AI 인터페이스를 통한 맞춤형 차량 경험과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을 통한 자율주행 구현이라는 두 축을 통해 퀄컴은 자동차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퀄컴(왼쪽)과 구글 클라우드 로고 / 퀄컴
퀄컴(왼쪽)과 구글 클라우드 로고 / 퀄컴

구글과 차량 내 AI 경험 협력 확대

퀄컴은 구글 클라우드와 협력해 구글 제미나이 모델을 기반으로 한 ‘오토모티브 AI 에이전트’를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솔루션과 결합한다고 9일 밝혔다. 이를 통해 자동차 제조사는 엣지-투-클라우드 방식의 멀티모달 AI 에이전트를 신속하게 구현할 수 있다. 대화형 내비게이션,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차량 제어 등 주요 기능에 최적화된 레퍼런스 아키텍처와 사전 구축된 기능을 활용해 개발 기간 단축과 차별화된 경험 제공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을 채택한 이 시스템은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 추론을 조율해 유연성을 극대화한다. 구글은 제미나이 모델의 기능 향상에 맞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하며, 자동차 제조사는 최신 멀티모달 AI 연구 성과를 즉시 반영할 수 있다. 퀄컴은 자사 오토모티브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이 기능을 확장해, 차량 내부를 맞춤형 인터페이스가 구현되는 지능형 공간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양사의 협력은 2016년 스냅드래곤 기반 최초 임베디드 안드로이드 경험을 시작으로 AI 기반 콕핏 시스템, 음성 제어 및 내비게이션,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업데이트 확장 등으로 이어져 왔다. 이번 협력은 생성형 AI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으로 전환하는 흐름 속에 자동차 제조사가 차별화된 경험을 빠르게 시장에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락슈미 라야푸디 퀄컴 제품 관리 부문 부사장은 “자동차 업계는 생성형 AI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의 발전으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구글 클라우드와 기술 협력은 자동차 제조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디지털화되고 개인화된 소비자 경험 구현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BMW ‘노이에 클라세’ 시리즈의 신형 iX3에 적용된 자율주행 시스템 ‘스냅드래곤 라이드 파일럿’ / 퀄컴
BMW ‘노이에 클라세’ 시리즈의 신형 iX3에 적용된 자율주행 시스템 ‘스냅드래곤 라이드 파일럿’ / 퀄컴

BMW 차량에 ‘스냅드래곤 라이드 파일럿’ 적용

퀄컴은 BMW 그룹과 3년간 협업을 거쳐 자율주행 시스템 ‘스냅드래곤 라이드 파일럿’을 공개했다. 해당 시스템은 스냅드래곤 라이드 SoC와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택을 기반으로 한다. 안전 기준을 충족하도록 설계돼 NCAP 평가부터 레벨 2+ 고속도로·도심 주행 보조까지 다양한 자율주행 단계를 지원한다.

첫 적용 모델은 BMW ‘노이에 클라세’ 시리즈의 신형 iX3다. 글로벌 60여 개국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으며 2026년까지 100개국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시스템은 상황별 차선 변경 및 추월, 고속도로 핸즈프리 주행, AI 기반 주차 보조 등 다양한 첨단 기능을 제공한다. BMW의 ‘자율주행 슈퍼브레인’은 스냅드래곤 라이드 SoC로 구동되며 이전 세대보다 20배 높은 연산 성능을 통해 자율주행 기능을 통합한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결합한 아키텍처로 360도 커버리지를 구현하고, 위성항법시스템과 고해상도 매핑을 통해 정밀한 주행을 지원한다.

BMW iX3에는 퀄컴의 V2X 200 칩셋도 탑재돼 차량이 주변 인프라, 보행자, 다른 차량과 통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직접 볼 수 없는 위험 요소까지 감지해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등 안전성을 강화한다.

나쿨 두갈 퀄컴 오토모티브, 산업 및 임베디드 IoT 부문 본부장은 “퀄컴은 BMW의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링 팀과 협업하며 차량 등급과 무관하게 안전하고 편안한 자율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며 “BMW와 함께 개발한 스냅드래곤 라이드 파일럿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업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