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업무 전반에 도입하며 서비스 고도화와 업무 효율화, 마케팅 혁신을 꾀하고 있다. 단순 상담 보조 수준을 넘어 고객 민원 대응, 광고 제작, 데이터 처리 등 핵심 영역까지 AI 활용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BC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이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고객 서비스부터 광고 제작, 데이터 관리까지 활용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임원들이 직접 고객 민원을 확인하고 AI를 통해 답변을 작성하는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프로그램을 재가동했다.
올해 3월부터 매달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고객 목소리를 단순히 청취하는 수준을 넘어, 임원들이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아이나(AINa)’를 활용해 민원 내용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도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이나는 고객 불만 내용을 요약·분석하고, 구체적 해결 방안과 응대 문구까지 제시한다. 임원들은 이를 토대로 현장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프로세스 개선안을 제안한다. AI가 단순 보조가 아니라 실제 의사결정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고객 의견을 기반으로 한 AI 분석 결과를 현장에 바로 반영해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카드는 마케팅 영역에서 AI를 과감히 활용했다. 최근 출시한 ‘카드의정석2’ 광고와 캐릭터 ‘베이비블루’ 전 과정이 생성형 AI로 제작됐다. 기존 촬영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맹수나 아기들의 놀라는 장면을 AI가 대체했고, 음악과 효과음까지 자체 제작됐다.
광고에 등장한 캐릭터 ‘베이비블루’는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을 기반으로 AI가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놀람의 표정을 통해 강력한 혜택을 시각화했다. 광고는 부산 해운대 호텔 외벽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전개됐다. AI가 마케팅 창작의 새로운 도구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BC카드는 AI를 활용해 카드사 고유의 데이터 업무를 혁신 중이다. 생성형 AI 기반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도입해 11개 회원사의 카드상품 안내장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자동 추출하고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과정이 자동화되면서 오류를 줄이고 검색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가맹점 정보를 최신으로 업데이트하는 ‘소비자 친화적 추론 데이터 생성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국내외 가맹점 정보를 직접 확보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데이터 품질을 높여 소비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데 AI가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생성형 AI가 조직 의사결정 과정에도 깊숙이 들어오면서 마케팅 영역 등 새로운 분야에서 활용을 이어가는 추세”라며 “실제 활용성도 높아 기존 업무를 고도화하는 작업에 지속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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