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소비자 관심사가 집중된 영역을 겨냥한 이색 제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생활 밀착형인 가전 구독 서비스부터 인기 가수를 활용한 팬덤 마케팅까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맞춤형 카드’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특정 소비 행태나 팬덤 활동에 혜택을 결합한 상품을 출시했다.
KB국민카드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삼성AI구독 KB국민카드’를 선보였다. 삼성닷컴·삼성스토어에서 가전 구독형 상품을 자동납부로 결제할 경우,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월 1만4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월 30만원 이상 이용 시 1만원, 70만원 이상은 1만2000원, 100만원 이상은 1만4000원이다.
여기에 신규 고객을 겨냥한 추가 할인 이벤트도 붙였다. 최근 6개월간 KB국민카드 이용 이력이 없는 고객이 새로 발급받아 삼성전자 구독 서비스를 결제하면, 기본 할인에 더해 36개월간 매달 6000~1만1000원의 추가 할인이 적용된다. 이 경우 3년간 최대 90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발급 채널도 다양하다. KB국민카드 홈페이지, KB페이 앱, 고객센터, 영업점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연회비는 2만원이며, 모바일 단독카드로 발급받을 경우 1만4000원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가전제품을 구독 형태로 이용하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주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가수 임영웅을 카드 플레이트에 담은 ‘HERO 체크카드’를 내놨다. 이 카드는 구독 서비스, 쇼핑, 생활요금 등 일상 영역에서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멜론·유튜브·넷플릭스 등 구독 서비스는 10%, 대형마트·백화점 등 쇼핑은 5%, 통신요금·관리비 등 생활 요금은 5% 적립이 가능하다. 월 통합 최대 2만 하나머니를 적립할 수 있다.
팬덤을 겨냥한 기부 이벤트도 특징이다. 내년 1월 31일까지 매월 5만원 이상 결제하면 매달 1000원씩, 최대 5000원이 자동으로 기부된다. 기부는 임영웅과 팬클럽 ‘영웅시대’, 하나금융그룹의 이름으로 이뤄지며, 소속 팬덤의 사회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도 노린다.
출시 기념 이벤트도 마련됐다. 오는 10월 10일까지 응모 후 5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을 대상으로 안마 의자, 이동식 TV, 공기청정기 등 경품을 추첨 증정한다. 하나금융 광고모델로 활동 중인 임영웅은 이달 20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시티즌 경기에서 시축자로 나서고, 하프타임 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는 젊은 세대의 생활 패턴과 맞물려 장기 결제를 유도할 수 있고, 스타 팬덤 카드는 충성 고객층을 형성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앞으로도 카드사가 제휴 대상을 가전·콘텐츠·문화 전반으로 넓히려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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