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 플랫폼 업계가 인공지능(AI)시대로의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들은 클라우드 네이티브의 다음이 될 ‘AI 네이티브’ 시대를 본격화하기 위해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선보이며, 앞으로의 AI 시대를 뒷받침할 클라우드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OPA(의장 김홍진, 오픈클라우드플랫폼얼라이언스)는 12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오픈 클라우드 플랫폼 서밋 2025’ 행사를 개최하고, AI 시대를 대비하는 국내 클라우드 플랫폼과 생태계의 전략을 선보였다. 이번 ‘오픈 클라우드 플랫폼 서밋 2025’ 행사는 OPA가 주최하고 OPA 행사조직위원회가 주관, 메가존클라우드, 이노그리드, 디딤365, NHN클라우드, 레빗 등의 기업이 후원으로 참여했고, 국회와 정부부처, 공공기관, 산업계, 학계, 개발자 커뮤니티 등 약 500여 명이 참석했다.
OPA 비전 2.0, 클라우드 강점 이어 AX 생태계 선도 노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클라우드 기반 AX 생태계 선도’를 목표로 하는 ‘OPA 비전 2.0’이 소개됐다. 김홍진 OPA 의장은 이 자리에서 “OPA는 궁극적으로 기업들이 AI와 클라우드를 통해 성과를 얻어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OPA 비전 2.0은 AI 전환 시대에 기존과 비슷한 맥락에서 AI 생태계에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활동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OPA 비전 2.0은 총 7개의 전략과 이에 대한 실행 과제로 구성된다. 이 중 ‘AI 인프라 생태계 지원’ 측면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고성능 AI 인프라 활용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플랫폼 기능 검증용 샌드박스 조성과 운영, NPU 자원 접근 인터페이스 정의와 지원 협력 등을 과제로 꼽았다. ‘데이터’ 측면에서는 데이터와 AI 기반 운영 등에 대한 지원과 데이터의 통합, 유통과 관리 등을 포함한다. 이 부분은 향후 ‘분산 클라우드’ 구조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더 중요해질 부분이다.
AI의 빠른 실행과 손쉬운 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측면은 워크로드의 ‘배포’ 관점 전략이다. 이 부분에서는 AI PaaS(서비스형 플랫폼) 기능 고도화, 산업별 레퍼런스 모델 개발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온디바이스 AI나 물리 AI, 에이전틱 AI 등을 포함하는 ‘분산 AI’ 환경 지원에서는 여러 장소에 분산된 환경을 통합 관리하려는 요구들을 K-PaaS 표준 기반 모델로 접근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구성 간 상호운용성과 연계성 확보 또한 주요 전략으로 제시됐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역량 확보 측면에서도 기업 간 네트워킹과 협업, 교육 강화를 통해 지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OPA는 참여기업 간 상생 협력 허브 역할을 추구해, 기술 교류와 공동 사업 발굴, 인력 양성 프로그램 확대로 산업 생태계 역량 고도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과제로는 대학과 기업의 연계를 통한 인재 양성, 개발자 커뮤니티 활성화가 꼽혔다. 공동 글로벌 진출 가속화 지원 또한 주요 전략이다.
AI 전환의 시대 클라우드와 플랫폼의 중요성에 뜻 모여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AI 변혁은 기술 도입을 넘어 비즈니스 전반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대전환의 핵심에는 클라우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나무라면 클라우드는 나무에 기반을 제공하는 흙과 같은 존재고, 데이터라는 영양분을 흡수한다”며 “데이터와 서비스가 자유롭게 연결되는 개방형 AI 클라우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한국 AI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다”라고 밝혔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AI 시대에 나오는 여러 이야기 중 자주 빠지는 두 주제가 ‘클라우드’와 ‘데이터’다. 하지만 전체 가치사슬에서는 빠질 수 없는 요소다”라며 “서비스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나들 수 있게 하는 것이 클라우드의 역할이다. 이것이 없으면 ‘AI 3대 강국’ 목표도 이루기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AI와 AX의 실제 가치는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사용되는지가 중요하다. 안정적이고 신뢰성 있게 배포되고 활용, 검증할 수 있는 플랫폼 없이는 실질적 가치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정부가 제시한 ‘AI 3대 강국’ 목표에 있어 클라우드와 PaaS는 심장이라고 표현한다”며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GPU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파운데이션 모델의 개발 등에 나서고 있지만, 이런 노력들이 제 역할을 하려면 클라우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막상 AI 산업을 보면 마지막에 클라우드와 플랫폼이 핵심이 된다는 것을 깨닫지만, 기술의 빠른 발전 속에서 이를 조합하는 통찰력을 얻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며 “지원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종석 숭실대학교 교수는 이번 행사에서 “AI 개발 과정은 현재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개발 과정과 비슷한 면이 많다”며 “AI 네이티브 환경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지속 가능할 것이고, 변화의 중심에는 플랫폼 혁신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어 “AI를 사용하는 방법은 API를 통해 빌려 쓰거나, 직접 구축해 운영하는 방법이 있다. 두 방법 간 장단점이 있지만 모두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이다. AI 또한 PaaS 위에서 지속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기존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위한 주요 도구들은 AI 네이티브에서도 기능이 확장돼 주요 기반으로 활용된다. AI 네이티브의 기반에는 클라우드 네이티브가 있다”며 “AI 네이티브 생태계는 클라우드 네이티브의 대체가 아니라 그 위에서 확장된 것이다. 기존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대에 쌓아 온 기술들이 AI 시대에 그대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또한 현재의 클라우드 네이티브에 AI 네이티브로의 확장으로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PaaS 경쟁력을 높이면 AI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오픈 클라우드 플랫폼 서밋 2025’에서는 AI·클라우드플랫폼 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한 기업과 개인을 위한 OPA 어워드 ‘AI·클라우드 플랫폼 이노베이션’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번 시상식에서 기술 혁신 부문인 ‘테크 어드밴스드’는 이노그리드와 나무기술이, 선도 활용 부문인 ‘베스트 프렉티스’ 는 오케스트로, 생태계 리더십 부문인 ‘퍼스트 무버’ 에서는 아콘소프트가, OPA 커뮤니티 부문인 ‘커뮤니티 히어로’는 OPDC 이기하 리더가 수상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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