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는 미래를 향한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OpenAI)와 서울대학교가 공동으로 개최한 ‘SNU × 오픈AI :  Future of AI -From Korea to the World’ 심포지엄은 단순한 기술 교류 행사를 넘어, 한국이 글로벌 AI 시대의 새로운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 이정표였다. 특히 이번 만남이 우리 기업, 그중에서도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 던지는 함의는 결코 가볍지 않다.

생성형 AI의 혁신을 이끄는 오픈AI와의 만남은 한국이 더 이상 ‘AI 기술의 소비자’에 머무르지 않고, ‘AI 생태계의 핵심 동반자’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픈AI가 강조한 AI의 안전성과 책임성, 그리고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다중 모달(Multi-modal) AI 전략은 우리가 마주한 규제 및 윤리적 과제에 대한 해법을 함께 모색하는 파트너십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세계 최고의 학문 기관과 혁신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글로벌 AI 거버넌스의 미래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그 전략적 의미가 매우 크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학문적 통찰과 산업적 비전이 생생하게 교차했다는 점이다. 서울대 연구진이 교육, 공공서비스 분야에서의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자, 오픈AI는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에이전트 AI’와 차세대 인프라 확장 전략으로 화답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한국의 모든 기업이 AI를 경영의 핵심 DNA로 삼는 ‘AI 네이티브(AI Native)’로 거듭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것과 같다.

이번 심포지엄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 경제의 근간인 B2B 시장에 미칠 막대한 파급력 때문이다. 우선 금융, 제조, 의료, 물류 등 각 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맞춤형 B2B AI 솔루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며, AI는 단순 업무 자동화를 넘어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과 초고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나아가 서울대를 교두보 삼은 오픈AI와의 협력은 국내 B2B 기업들이 글로벌 AI 생태계에 직접 연결되는 고속도로를 열어준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구매하던 단계를 지나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창의적 파트너로 거듭날 기회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AI(AIaaS)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진다. 기업들의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 API 기반 서비스, AI 보안 솔루션 등 B2B 시장의 가치사슬 전반이 확대되는 거대한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특히 한국이 추진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전략과 맞물린다면, 대한민국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AI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꿈이 아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냉철하게 바라봐야 할 위기 요인도 존재한다.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의 본격적인 국내 시장 진출은 국내 AI 기업들에게 생존을 위협하는 강력한 도전이 될 수 있다. 

우선 글로벌 거대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국내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쌓아온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생태계가 위축될 위험이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술 종속으로 이어져 국내 AI 산업의 자생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기술 종속과 함께 첨단 AI 기술을 발 빠르게 도입하는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 간의 격차가 벌어지며 B2B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이다. 더불어 국내 기업의 핵심 데이터가 해외 클라우드와 AI 모델을 통해 처리되는 과정에서 데이터 주권과 보안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금융, 의료, 공공 등 민감 데이터를 다루는 산업에서는 이는 매우 중요한 정책적, 기술적 과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성공적으로 타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책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AI 연구 인프라를 대폭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모델을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동시에, 국내 AI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보호 및 육성책을 병행해야 한다. 기업들이 마음껏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활성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활용을 위한 윤리 가이드라인과 산업별 표준, 그리고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SNU × 오픈AI’심포지엄은 한국 AI 생태계의 밝은 미래와 무한한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학문과 산업, 그리고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다가오는 기회를 붙잡고 눈앞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때, 대한민국은 기술을 받아들이는 나라를 넘어 글로벌 AI 혁신을 주도하는 국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우리 B2B 기업들의 역동적인 AI 혁신이 자리할 것이며, 이는 한국 경제를 이끌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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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빈 트러스트 커넥터 대표는 서강대 AI·SW 대학원 특임교수로 투이컨설팅 자문과 한국 경영학회 디지털 경영 공동위원장, 법무 법인 DLG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오라클과 한국 IBM 등 IT 업계 경력과 더불어 서강대 지능형 블록체인 연구센터 산학협력 교수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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