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투자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와 은퇴 세대 증가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원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배당 ETF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배당을 내건 ETF만도 60종이 넘는다. 이중 한국 배당주를 기초로 한 ETF만 29개다. 단순한 구조로 보이는 배당 ETF 역시 상품별 전략과 위험 요인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은 대개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ETF를 선택한다. 배당수익률이 기업 가치와 비례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숫자가 높은 종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기업 이익 기반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배당정책은 장기적으로 주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경기 변동이나 업종 특성에 따라 배당의 지속성도 달라진다. 통신과 필수소비재 그리고 에너지 등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업종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좋은 배당 ETF란 단기 배당이 아니라 일정 기간 꾸준히 배당을 유지한 기업 그리고 재무 안정성과 업종별 분산이 함께 고려된 상품이라 할 수 있다.
투자 성과는 단순한 배당수익이 아니라, 자본차익을 합산한 총 투자수익으로 결정된다. 높은 배당에도 불구하고 편입 종목 주가가 하락하면 총 투자수익은 낮아질 수 있다. 최근 일부 국내 배당 ETF는 높은 분배금에도 불구하고 주가 약세로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있었다. 투자자는 과거 배당률뿐 아니라 배당 ETF 구성종목의 주가 흐름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배당 ETF의 기초지수와 업종 분산 방식도 매우 중요하다. 배당 성장에 중점을 둔 글로벌 배당 지수는 비교적 업종 분산 효과가 큰 편이다. 하지만, 일부 국내 배당지수는 특정 업종에 편중돼 업황에 따라 배당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각 ETF의 기초지수와 상위 종목의 비중 그리고 업종별 분포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
유동성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충분한 순자산 규모와 낮은 보수율뿐만 아니라 추적 오차 관리와 분배금 일관성 등 종합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자사주 매입과 소각 관련 상법 개정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주당 가치와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주주환원 정책으로 배당 확대와 병행될 경우 분배금 증대와 주가 상승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좋은 배당 ETF를 고르는 기준은 단순히 '높은 배당률'이 아니라 배당의 지속성, 총수익률, 업종 분산, 유동성, 운용 안정성, 자사주 정책 등 복합적인 팩터를 모두 점검하는 것이다.
배당 ETF는 은퇴자와 인컴 투자자에게 매우 유용한 투자 도구다. 단순한 시장 유행이 아니라 저금리와 장기투자 시대의 합리적 선택임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이제 '배당률'의 높이뿐만 아니라 배당의 구조, 운용사의 역량, 주주환원 의지까지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깊이 있는 관점에서 현명한 배당 ETF 투자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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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리서치본부장은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애널리스트를 거쳐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을 지냈고, 현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리서치본부를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