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에서 원하는 특성을 얻어내기 위한 직접적인 방법으로 세포와 유전자 수준을 다루는 기술들이 검증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현재 식품이 가진 여러 가지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화에서의 직접적 어려움으로 ‘규제’와 ‘지원’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또한 ‘그린바이오’의 영역 구체화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

1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서 열린 월드푸드테크 2025 컨퍼런스의 ‘푸드그린바이오’ 세션에서는 세포와 유전자 수준을 다루는 ‘그린바이오’ 기술의 현황과 과제, 지원 측면에 대해 다뤘다. 이번 세션에는 김영민 전남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발표자로는 장 구 라트바이오 대표, 박종환 노드큐어 대표, 윤승원 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 부장이 참여했다. 패널 토의에는 김종훈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이재석 신신제약 연구전략실 팀장이 참여했다.

좌측부터 김영민 전남대학교 교수, 장 구 라트바이오 대표, 박종환 노드큐어 대표, 윤승원 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 부장, 김종훈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이재석 신신제약 연구전략실 팀장 / 월드푸드테크협의회
좌측부터 김영민 전남대학교 교수, 장 구 라트바이오 대표, 박종환 노드큐어 대표, 윤승원 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 부장, 김종훈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이재석 신신제약 연구전략실 팀장 / 월드푸드테크협의회

장 구 라트바이오 대표는 “현재 축산업은 인구 증가에 따른 지속적 수요에 대응하기에 생산성의 한계와 질병 취약성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라트바이오는 원하는 육종을 만드는 정밀 육종 사업을 시작으로, 유전자 정보 기반으로 고기능성 바이오소재를 개발하는 유전 육종, 필요한 특성을 갖춘 육종을 디자인하는 유전자 편집까지 다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세션에서는 라트바이오의 동물용, 인체용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 사례가 공유됐다.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우유나 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우유나 고기 안의 특정 요소를 제거해야 하고, 이는 유전자 편집 기반 품종 개발 단계에서 구현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품종 개발은 우유 성분이나 혈액 성분 변화를 넘어 광우병에 저항성을 가진 품종 등도 가능하고, 근육 조절 유전자 편집 소에서는 신규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 물질을 발굴해 냈다.

박종환 노드큐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아직 마이크로바이오 측면은 규제가 산업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현재 허가는 생균체로만 나오지만 노드큐어의 핵심 역량은 사균체에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현재 집중하고 있는 영역으로는 ‘포스트바이오틱스’를 꼽으며 “사실 매일 살아있는 유익균을 섭취할 필요는 없다. 효과를 나타내는 성분을 만드는 구성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노드큐어가 다루는 기술은 ‘NOD2’를 타깃으로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염증성 장 질환을 완화하는 치료제로 접근한다. 박종환 대표는 “이미 치료제들이 나와 있지만 부작용이나 평생 처치를 해야 하는 부담 등이 있다. 평생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약에 대한 요구가 있고, 프로바이오틱스 관련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구 라트바이오 대표 / 권용만 기자
장 구 라트바이오 대표 / 권용만 기자

윤승원 부장은 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에 대해 “전국의 50여개 특화센터 분야를 지원하기 위한 협의체”로 소개하며, 주요 사업으로는 국가 및 지역산업 기획이나 연구지원 사업, 회원사간 상호협력 사업 등을 꼽았다. 

또한 향후 그린바이오 식품산업육성 방향으로는 월드푸드테크협의회와의 협력 강화로 신사업 발굴, 지자체와의 협력사업 강화로 각 지역 숙원사업 해결,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그린바이오 식품산업육성 등을 꼽았다.

현재 주목할 만한 사업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생물 활성 성분 기반 기능성 바이오 소재 제품화 및 양산화 지원사업’이다. 올해까지 1단계가 진행된 이 사업은 생물 활성 성분 기반 기능성 바이오 소재의 연구개발 이후 제품화와 판매 지원까지 연계해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바이오 생체활성제품 글로벌 사업화 지원 사업’은 국내 개발 소재로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품을 개발, 글로벌 진출하는 과정을 지원하며, 기업 지원 데이터 플랫폼 운영 등이 포함된다. 

윤승원 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 부장 / 권용만 기자
윤승원 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 부장 / 권용만 기자

이번 세션의 패널 토의에는 좌장을 맡은 김영민 전남대학교 교수와 발표자들과 함께 김종훈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이재석 신신제약 연구전략실 팀장이 참여했다. 먼저, 장 구 라트바이오 대표는 이 자리에서 “그린바이오란 단어 자체가 의미가 모호하다.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만 쓰는 단어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세부 항목들에 정의가 필요할 것 같다. 더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김종훈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규제 문제도 중요하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표준’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규제 측면에서 세부 조항이 나온 이후 단계가 아닐까 싶다. 육성은 산업이 잘 크자고 하는 것이지만, 관련 법들은 사업에 있어 고유의 영역에서 규제가 적용된다. 푸드그린바이오라는 광범위한 주제로 사업에 나설 때, 연구가 제품이 되면서 규정이 바뀌면 이에 대한 세부 대응 방안을 세우는 것이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환 노드큐어 대표도 “건강기능식품 개발에서 국내의 인증 제도는 제법 까다로운 편이다. 개별인정형 원료 인증을 받은 기업들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겠지만, 글로벌로 봤을 때는 임상실험 등을 잘 했는데 식약처 요건 충족을 못해서 실패하는 경우도 생긴다. 심사역에 따른 변수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객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월드푸드테크 표준(World FoodTech Standards)’을 주제로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해 50여개 세션을 운영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월드푸드테크협의회, 대한상공회의소, 서울대학교 월드푸드테크창발센터가 공동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 유엔 산업개발기구(UNIDO), 국제녹색성장기구(GGGI) 등 국내외 기관과 지자체, 주요 푸드테크 기업이 후원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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