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단이 2%대까지 떨어졌다. 7월 도입 예정이었던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돌연 연기되면서 대출 막차 수요가 몰렸다/뉴스1
9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2조원으로 집계됐다. /뉴스1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5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조원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2월 3조2000억원 증가를 시작으로 3월 1조6000억원, 4월 4조7000억원, 5월 5조2000억원, 6월 6조2000억원 등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왔다.

이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6·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대출 확산에 제동을 걸었다.

7월 2조7000억원 증가에 이어 8월 4조1000억원으로 일시 반등했지만, 9월에는 2조원 수준으로 줄어들며 지난 3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9월 주담대는 2조5000억원 늘어나 전월(3조8000억원) 대비 1조원 넘게 증가폭이 축소됐다.

전세자금대출은 7월 3000억원, 8월 4000억원 증가했다가 9월에는 2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6·27 대책의 영향이 지속된 데다 계절적 요인으로 전세자금 수요가 감소하면서 증가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타대출은 감소세로 전환했다. 전월에는 3000억원 증가했지만, 9월에는 5000억원 감소하며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신용대출 한도 축소 효과와 함께 분기말 부실채권 매각·상각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기업대출은 5조3000억원 증가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전월(8조4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중소기업 대출이 4조원, 대기업 대출이 1조3000억원 늘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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