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이 증시 호황기를 지나 시장 침체를 겪거나 폭락할 때 타깃데이트펀드(TDF)의 진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사장은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펀드 출시 3주년 기념 퇴직연금 세미나’에서 “TDF는 국내 대표 연금 투자 펀드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며 “현재는 주식시장이 급등하며 자금이 쏠리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꾸준하게 성과를 내는 TDF와 같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TDF란 투자자가 설정한 은퇴 예상 연도를 목표시점(빈티지)으로 잡고 생애주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조정해 주는 펀드다.
기술주와 TDF와 적절히 섞은 투자를 강조했다. 배 사장은 “시대 변화에 맞는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게 테크 투자이지만 테크의 경우 변동성이 너무 커 견디기가 너무 어렵다”며 “TDF는 일정 부분 몫으로 가져가시는 게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미나에서 첫 번째 발표를 맡은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 전무는 ‘인출기 연금 투자 방법’을 주제로 안전한 인출 전략과 자산배분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수명위험, 시장위험, 인플레이션 위험을 인출기 주요 리스크로 꼽았고 이에 따른 인출 전략 2가지를 제시했다.
박 전무는 “시장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하며 지속가능성과 안정성을 모두 추구하는 ‘가드레일 전략’이 필요하다”며 “목적에 따라 자산을 분배하고 생활 여건과 시장·물가 상황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며 더 안정적인 인출을 목표로 하는 ‘버킷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축적기는 인출을 전제로 설계하고 자산 비중의 전략적 분배로 안정적인 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성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부문 상무는 TDF 펀드의 3년간 운용현황을 소개했다.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펀드는 은퇴 목표시점에 따라 자동으로 자산배분 비율을 조정하는 생애주기형 펀드로 4일 현재 설정액은 5193억원, 순자산총액 8115억원이다. 수익률도 설정 이후 77.35%(2060펀드 혼합-재간접형 기준)로 국내 설정된 전체 TDF 중 가장 높았다.
강 상무는 “3년간 설정액과 순자산 총액이 각각 연 191%, 238% 증가한 성과의 배경에는 장기자본시장가정(LTCMA)를 통해 도출한 최적화된 포트폴리오, 투자목적과 위험관리 정책을 반영한 글라이드 패스(생애주기 자산배분곡선), 전략적 자산배분 조정 등이 있다”며 “국내증시와 상관관계가 낮은 환노출형 해외주식과 이자수익을 중심으로 하는 안전자산인 국내채권을 조합해 수익률과 변동성의 균형을 맞추는 자산배분 전략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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