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이 교보생명에 합류했다. 조직 내 신설된 글로벌제휴 전담 조직을 총괄하면서 교보생명 해외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초 본격 경영에 참여한 장남 신중하 상무와 함께 교보생명 사업 전반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보생명 3세경영 구도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이 교보생명에 몸을 담았다 /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이 교보생명에 몸을 담았다 /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7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올해 하반기 기존 31개 담당에 글로벌제휴담당을 추가해 32개 담당 체제로 개편했다. 새로 신설한 글로벌제휴담당을 신중현 실장이 맡게 됐다. 교보생명이 운영 중인 30여개 ‘담당’ 직제 수장은 모두 상무급 이상이다. 그룹 전략에서 해당 직무의 무게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신중현 실장은 1983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와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MBA를 마친 뒤 일본 SBI스미신넷뱅크와 SBI손해보험에서 경영기획·전략 업무를 맡았다. 2020년 교보라이프플래닛에 합류한 이후 현재 디지털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상품·데이터·플랫폼 전략을 총괄하며 디지털 전환을 지휘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신중현 실장이 교보라플에서 글로벌 미팅과 파트너십 관련 업무를 꾸준히 맡아왔던 점을 고려한 조직 구성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교보생명 내부 전언에 따르면 신중현 실장은 현재 교보라플과 교보생명을 오가며 글로벌 시장 리서치를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 중이다. 해외 포럼 참석 시 교보라플 홍보 역할을 병행하며 그룹 전체의 해외 협력 기반을 넓히는 역할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은 글로벌 시장 조사와 파트너십 검토에 집중하고 중기적으로는 그룹 전체의 해외사업 방향을 정교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중현 실장의 글로벌제휴담당 겸직은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체질 개선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교보라플은 2013년 출범 이후 지속된 적자로 독자 생존 가능성이 주기적으로 거론된 회사다. 이미 모회사 교보생명으로부터 여섯 차례 총 337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이에 교보생명에 흡수합병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최근 교보생명은 흡수합병 검토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교보라플이 독자 생존 과제를 떠안은 만큼 신중현 실장이 모회사 활동을 통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교보라플은 김영석 대표 취임 이후 ‘라이프플래닛 리부트’를 기치로 내걸고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김영석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사 출신의 디지털 금융 전문가로 카카오뱅크 설립 자문과 AIA생명 CTO·COO 경험을 두루 거쳤다. 

교보생명 내부적으로도 김영석 교보라플 대표의 역량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신중현 실장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로 신창재 회장의 장·차남 모두 교보생명 경영라인에 포진하게 됐다. 장남 신중하 상무는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AI활용·VOC데이터·그룹경영전략 등을 총괄하는 상무로 승진했다. 교보생명이 추진해온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핵심 전략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