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브랜드 경험과 개인 취향을 앞세운 프리미엄 신상품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객의 소비 패턴을 세분화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노리는 전략이다. 전통적 할인·적립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체험 기반 혜택과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고소득·프리미엄 수요층 공략을 위한 카드 라인업 재편도 이어지고 있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최근 호텔·쇼핑·요식업·헬스케어 등 업종 특성에 따라 혜택을 직접 선택하거나 고급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경기 둔화로 전체 결제 증가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프리미엄 전략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카드는 호텔신라와 함께 ‘신라리워즈 삼성카드’를 선보였다. 신라호텔·신라스테이 등과의 깊은 제휴 관계를 기반으로 숙박·조식이 포함된 기프트 서비스를 연 1회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라호텔(서울·제주) 1박, 신라스테이 2박, 50만 포인트 중 원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어 실사용성이 높다는 평가다. 포인트 적립 혜택도 강화돼 신라호텔·신라모노그램·신라스테이·해외 이용 시 1천원당 최대 50포인트, 항공·골프·면세점에서는 30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포인트는 사실상 현금과 동등한 가치여서 고가 지출이 많은 고객에게 유리하다.
삼성카드는 기존 프리미엄 라인업(삼성카드 라튤·삼성카드 앤 등)과의 시너지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신라호텔 멤버십 골드 등급 자동 부여,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비자 인피니트 서비스 등을 결합해 체류·여행 중심의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고객층’ 공략을 강화했다. 회사는 11월 7일까지 더 파크뷰 2인 식사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며 초기 수요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소비 패턴을 스스로 선택해 혜택을 구성하는 ‘더클래식네오’를 출시하며 맞춤형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했다. 고객은 ‘나를 위한 Gift’ 또는 ‘가족을 위한 Gift’를 선택해 연 1회 7만원 상당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패션·뷰티 중심 고객은 쿠팡·무신사·미용실·올리브영 등에서 7만원 이상 결제 시 7만 포인트를 받을 수 있고, 가족 중심 소비자는 병원·약국·주유 등 필수 지출 업종에서 동일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신한카드는 카드 혜택을 '고정 할인형'에서 '선택형 구조'로 전환해 고객 스스로 라이프스타일을 구성하는 경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결제 시 최대 5% 적립, 요식업종 시간대 할인, 연 4회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등 프리미엄 서비스도 포함됐다. 신한카드는 특히 해외 결제 1.5% 무제한 적립 구조를 넣어 해외 소비 비중이 높은 고객층까지 겨냥했다. 회사는 12월 말까지 카드 발급 고객을 대상으로 5만 포인트 추첨 이벤트를 진행해 조기 가입을 유도한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단순 할인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정확히 맞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전략을 이동한 것으로 본다. 브랜드 제휴를 통한 체험형 혜택과 소비자 선택권 중심 설계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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