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 국제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2025’가 이례적으로 조용히 막을 올렸다. 대통령 축사도, 화려한 퍼포먼스도 없었다. 예년과 달리 개막식은 내빈 소개와 개막 버튼 세리머니만으로 끝났다. 화려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13일 오전 10시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입구에서 열린 개막식은 역대 어느 해보다 간소했다. 참석 인원은 예년과 비슷했지만 절차와 퍼포먼스가 대폭 줄었다.
개막식은 주요 내빈 소개 후 곧바로 개막 버튼을 누르는 세리머니만 진행됐다. 버튼을 누른 뒤 펼쳐지던 무대 퍼포먼스는 단순히 현수막이 내려오는 것으로 대체됐다. 과거 화려한 연출로 개막 분위기를 띄웠던 조직위원회가 올해는 개막식 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 축사도 없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9월 방송의 날 행사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규제 완화를 언급하는 등 게임 발전에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올해 지스타에는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현장을 찾은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장과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도 VIP 투어 직후 자리를 떠났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인사도 보이지 않았다. 최휘영 장관뿐 아니라 12일 게임대상 시상식에 참석했던 최성희 콘텐츠정책국장도 개막식에는 불참했다. 게임산업이 지난해 기준 콘텐츠 수출의 56.2%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임에도 주무부처로부터 외면을 받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2022년을 제외하면 지스타 개막식은 늘 화려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대통령 영상 축사가 있었고, 2019년에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축하 공연을 했다. 2018년에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개막 전 기자회견을 열었고, 2017년에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과 강신철 전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이 지스타 로고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지스타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내빈 소개 후 개막 버튼을 누르는 것이 원래 기본 식순이다”라며 “축사는 필수 절차는 아니고 올해 개막식에서 특별히 생략된 건 없다”고 말했다.
부산=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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