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5가 4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올해 지스타는 지난해 대비 전체 부스 수는 줄었지만 우리나라 게임사의 존재감과 경쟁력이 충분히 드러난 행사로 평가된다. 특히 올해 현장에서는 미공개 프로젝트와 체험 콘텐츠가 확대되면서 참관객으로부터 전년 못지않은 호응을 얻었다. 다만 해외 게임사가 모인 BTC 2관은 기대에 비해 존재감이 약했다는 평가다.
아이온2 대기만 4시간… 韓 대형 신작 존재감 입증
올해 지스타는 44개국에서 1273개사가 참여해 3269부스를 꾸몄다. 전체 부스 수는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관람객도 소폭 줄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에는 4일간 약 20만2000명이 방문했다. 작년 방문객은 21만5000명이다.
그럼에도 올해 행사는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웹젠, 그라비티 등 우리나라 주요 게임사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작 라인업을 대거 공개하면서 관객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특히 미공개 신작 발표와 체험형 콘텐츠 확대가 관람객 흐름을 이끌었다.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곳은 첫 메인스폰서를 맡은 엔씨소프트다. MMORPG 신작 ‘아이온2’는 시연 대기만 최대 4시간에 달해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PC·콘솔용 신작 ‘신더시티’도 AAA급 내러티브와 방대한 오픈월드 기반 총기 액션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새 프로젝트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도 현장에서 처음 공개돼 업계 관심을 모았다.
넷마블은 ‘프로젝트 이블베인’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나혼렙 카르마)’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 스타 다이브’ 등 4종과 미공개 신작 ‘솔 인챈트’를 포함해 총 5종을 공개했다. 첫 콘솔작을 포함한 다채로운 장르가 주목을 받았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히트작 ‘팰월드’의 모바일 버전 ‘팰월드 모바일’을 처음 공개했다. 팰월드 존에서 다양한 미니게임을 운영해 가족 단위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크래프톤은 개막 후 3일간 약 1만6000명이 부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웹젠은 뮤 IP 기반 신작 ‘프로젝트 G’ 시네마틱 티저를 최초 공개했다. 이 작품은 대규모 투자와 서구권 공략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웹젠은 수집형 디펜스 ‘게이트 오브 게이츠(GOG)’ 시연 공간도 마련해 관람객 관심을 끌었다.
로그라이크의 급부상과 콘솔의 아쉬움… 해외 게임사 참여 저조 ‘여전’
올해 지스타 키워드는 로그라이크 장르 부상과 트리플A 콘솔 라인업 약화로 압축할 수 있다.
웹젠은 GOG에 로그라이크 덱빌딩 시스템을 적용해 관심을 모았다. 넷마블은 나혼렙 카르마에 무작위 버프 요소를 더해 플레이 다양성을 보여줬다. BTC 2관의 인디 게임에서도 실외기 오퍼레이션의 ‘블랙아웃: 제로포인트’, 트라이펄 게임즈의 ‘레벨업 못하는 플레이어’가 로그라이크 요소로 주목받았다.
콘솔 라인업은 지난해보다 아쉬웠다. 국내 대형 게임사가 올해 게임스컴·도쿄게임쇼·차이나조이에 집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넥슨의 ‘프로젝트 오버킬’과 ‘퍼스트 버서커: 카잔’,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크래프톤의 ‘인조이’ 등이 공개됐지만 올해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만 콘솔 신작을 출품했다.
올해 지스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해외 게임사의 참여는 저조했다. 국제 게임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기업의 참여 확대가 보다 절실하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13년 만에 지스타에 참가했지만 오버워치2 시연 외에는 즐길 콘텐츠가 부족했다. 워호스 스튜디오(킹덤 컴 딜리버런스 2), 세가·아틀러스(페르소나·메타포),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에이스컴뱃 30주년)의 전체 라인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게임사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흐름이 분명히 강해지고 있다”며 “지스타가 국제 게임쇼로 자리 잡으려면 해외 대형 게임사의 참가가 더욱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영기 지스타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스타는 새로운 체험 방식과 전시 형태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한 단계씩 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산=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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