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버블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AI 산업은 여전히 초기 단계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다. AI는 잠재성이 방대하기 때문에 투자가 과열됐다고 주장하는 바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 ”

스테판 메스켄(Stefan Mesken) 딥엘 최고과학자(CS)가 IT조선과 진행한 화상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 딥엘
스테판 메스켄(Stefan Mesken) 딥엘 최고과학자(CS)가 IT조선과 진행한 화상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 딥엘

스테판 메스켄(Stefan Mesken) 딥엘 최고과학자(CS)는 IT조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AI 산업에는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독일에 본사를 둔 언어 AI 기업 딥엘에서 기업용 AI 솔루션의 기술적 완성도와 언어 AI 모델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딥엘은 지난 5일(현지시각) AI 에이전트인 ‘딥엘 에이전트(DeepL Agent)’를 정식 출시했다. 사용자 대신 추론·계획·실행을 수행해 생산성을 높이도록 설계된 AI 에이전트로,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감독을 통해 정밀성·통제·원활한 협업을 보장한다. 영업 부문뿐 아니라 인사, 고객 서비스 영역, 마케팅 등 기업 내 다양한 부서에서 활용 가능하다.

그동안 언어 AI 솔루션에 집중해 온 딥엘은 AI 에이전트가 일상적인 업무를 간소화함으로써 조직 전체가 전략적 이니셔티브에 더 집중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메스켄 CS는 “언어와 리서치 기반의 AI 기업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의도를 추론하는 전문성이 쌓일 수 있었다”며 “AI 에이전트를 출시하게 된 것 또한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딥엘 에이전트는 이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과업을 자세하게 세분화해서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번역 기능은 물론 보고서 작성, 지출 관리 등 업무 자동화를 진행할 수 있다. 사람의 개입 없이 ▲교환 처리 ▲재고 확인 ▲트렌드 파악 ▲경쟁사 분석 ▲콘텐츠 생성 ▲캠페인 조율 등도 진행한다.

딥엘은 정식 출시에 앞서 지난 9월부터 베타 버전을 배포했다. 메스켄 CS는 “(당시) 중앙에서 특정 과업을 관리를 하며 각각의 에이전트에 접근하는 방식을 원한다는 피드백이 있었다”며 “예상하지 못한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를 가능하게 하는 API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딥엘에 따르면 딥엘 번역기가 한국어 서비스를 출시한 후, 한국이 최상위 시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딥엘 에이전트 또한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메스켄 CS는 “한국 이용자들은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이를 빠르게 도입해 업무 수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데 뛰어나다”며 “한국에서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어떤 방식으로 더 활발하게 사용이 될지 굉장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딥엘은 아직 한국 사무소 설립은 계획하지 않는다. 시장의 중요성과 별개로 국내 사업 규제 등 복잡한 사안이 얽혀있다는 설명이다.

메스켄 CS는 한국에서 진행 중인 ‘국가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대해 “글로벌 순위는 결코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은 참여 기업들에 ‘글로벌 언어모델 대비 95% 성능’을 충족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소버린 AI는 유럽에서도 중요한 화두”라며 “결국 글로벌 모델들과 비교되며 평가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몇 번째로 뛰어난지는 의미가 없으며, 결국 최고의 모델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스켄 CS는 “인간사에서 AI만큼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기술의 발전은 흔치 않았다”며 “AI를 바탕으로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이나 기술이 새롭게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기회는 무한하고 또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한 형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스켄 CS는 올해 급부상 중인 피지컬 AI에 대해서는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는 함께 발전하는 관계”라고 정의했다. 그는 “올해 AI가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이를 바탕으로 사람의 일을 대신해 주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며 “AI는 독립된 기술이 아니라 광범위하고 수평적인 레이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메스켄 CS는 “모두가 자연스럽게 서로의 언어로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시대가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용자들이 앞으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미래에 딥엘이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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