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AI+X ② 5G생태계 ③ CDO(최고디지털전환책임자) ④ 모빌리티 ⑤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⑥ 클라우드+ ⑦ 게임 구독·스트리밍 ⑧ M&A ⑨ X테크 ⑩ 뉴 디바이스

급변하는 정보통신기술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기술·기기, 이른바 ‘뉴 디바이스’를 낳는다. 2019년 무르익은 뉴 디바이스 시장은 2020년 꽃을 피울 전망이다.

접거나 돌돌 말 수 있는 OLED가 LCD를 대체, 화면을 탑재한 정보통신기기의 개념 및 유형을 바꾼다. 사물 외관뿐 아니라 소리·위치·거리를 감지하는 센서가 나오면서 영화 속에서 보던 자율주행차가 현실에 등장한다.

가전의 유형 및 기능은 점차 다양해진다. AI와 5G 통신 기능을 가진 이들 신개념 가전이 만들 시너지가 인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든다.

LCD에서 OLED로…폴더블·롤러블 기기 시대 열린다

2020년 주목할 디바이스로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가 꼽힌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TV, PC 모니터 등 화면을 만드는 데 쓴 LCD(Liquid Crystal Display)를 대체할 기술 결정체다. LCD가 기존 CRT(Cathode Ray Tube)를 대체한 것처럼, 2020년에는 OLED가 차츰 LCD를 대체할 전망이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형광성 유기화합물’로 만든다. LCD와 달리 백라이트(화면 뒤에서 빛을 보충하는 부품) 없이 만들 수 있어 화면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이어 자유롭게 휘거나 접을 수 있는 화면도 만들 수 있다. 화소가 빛을 내지 않으면 완전한 검은 색이 되므로 명암비도 우수하다.

휘거나 접을 수 있는 OLED. / LG디스플레이 제공
휘거나 접을 수 있는 OLED. / LG디스플레이 제공
이미 정보통신업계는 OLED의 특성을 이용해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돌돌 말아 보관 가능한 롤러블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LG전자 시그니처 올레드 R 등이 예다. 자율주행차 계기판이나 실내외용 사이니지(광고판)를 만들 때에도, 부피가 크고 고정식인 LCD보다 가볍고 휠 수 있는 OLED가 더 유용하다.

세계 유력 디스플레이 제조사는 LCD 생산 라인을 점차 OLED로 전환하고 있다. 세계 점유율 수위를 차지한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OLED에 주력한다.

2020년에는 한층 다양한 OLED 기기가 등장할 전망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PC 및 태블릿, 노트북에도 폴더블 OLED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손목에 감는 롤러블 스마트워치 및 의료 기기도 기대할 만하다.

반도체·센서,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 자동화 시대 이끈다

첨단 반도체 및 이를 활용한 각종 센서도 2020년 우리 삶을 바꿀 뉴 디바이스다. 자율주행차, 운송·안내 역할을 맡을 로봇이 그 예다.

자율주행차는 센서 기술의 총아다. 도로·보행자·주변 환경 등 사물을 인식하는 이미지 센서와 빛 혹은 레이저로 피사체와 센서 사이 거리를 감지하는 라이다(LiDAR, Laser Detection 혹은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를 탑재한다. 차 진행 방향과 위치를 파악하는 GPS, 앞뒤 차량과의 거리를 인식하는 레이더와 초음파 센서도 필수다.

LG전자 로봇 브랜드 클로이와 식당용 솔루션 클로이 다이닝. / LG전자 제공
LG전자 로봇 브랜드 클로이와 식당용 솔루션 클로이 다이닝. / LG전자 제공
쓰임새가 많은 이미지 센서 시장 전망은 그 중에서도 밝다.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자동화 로봇, 스마트폰의 눈이 되는 까닭이다. 삼성전자, 소니 등 유력 반도체 개발사가 속속 센서 신제품을 공개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고화소 이미지 센서 및 차량용 엑시노스 오토 플랫폼을, 소니는 이미지 센서 기술을 적극 활용한 모빌리티 비전-S를 각각 선보였다.

첨단 반도체 기술과 센서는 뉴 디바이스, 로봇 보급도 이끌 전망이다. 이미 자율주행차 기술을 응용한 소형 배송 로봇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여기에 움직임 감지, 가속도와 관성, 3D 비전 센서 등을 더하면 로봇의 유형을 다양화하고 활용 범위도 넓힐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최근 폐막한 CES2020에서 각각 지능형 로봇 볼리(Ballie), 식당용 로봇 솔루션 클로이(CLOi)를 선보여 관람객의 시선을 모았다. ‘로봇이 우리 삶을 바꾸는 시대가 왔다’고 선언한 셈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CES2020 기조연설에서 "경험의 시대, 개인의 생활 습관에 따라 공간 및 도시를 바꿀 인간 중심 혁신을 거듭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AI와 5G, 정보통신기술간 합종연횡…맞춤형·커넥티드·신개념 가전 대두

2020년에는 가전의 개념이 바뀐다. ‘한가지 기능’만 갖고 ‘혼자’ 움직이던 가전이 서로 연결돼 다양한 시너지를 낳는다. 가전 역시 훌륭한 뉴 디바이스로 자리 잡았다.

인공지능으로 소비자의 습관을 기억하고, 가장 알맞게 동작하는 맞춤형 가전으로 발전한다. 초고속·저지연 5G가 가전을 하나로 묶으면서 커넥티드 가전이 각광 받는다. 그 과정에서 이전에는 없던 신개념 가전도 뉴 디바이스로 인기를 끈다.

최근 수년간 CES, IFA 등 세계 규모 기술·기기 전시회는 화두로 스마트홈을 들었다. 여기에 AI 및 5G가 더해지자 스마트홈은 ‘스마트 리빙’으로 발전했다. 스마트홈 시대에는 기기로 가전을 원격 제어하고 목소리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가전 생태계.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가전 생태계. / 삼성전자 제공
스마트 리빙 시대에는 AI가 소비자의 생활 습관을 스스로 분석해 행동한다. 상품이 떨어지면 자동 주문하고, 실내외 온도나 공기 질 등 환경에 따라 가전이 가장 알맞게 동작한다. 가전은 개인과 집, 나아가 도시와 연계돼 우리 삶의 양상 자체를 바꾼다.
삶의 양상이 바뀌면 자연스레 신개념 가전이 등장한다. 한가지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전의 역할을 동시에 해낸다. 의류관리와 실내 공기청정을 동시에 해내는 코웨이 사계절 의류 청정기, 신발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신발 관리기 등 신개념 가전이 CES2020에서 각광 받았다. 냉장고는 식재료를 보관하는 것에서 나아가 식단 및 건강 관리를 돕는 헬스케어 제품이 된다. 식재료 자동 주문 기능까지 품는다.

2030세대 소비자는 개인의 만족,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들 소비자의 기호를 맞출 신개념 가전, 지금까지는 없던 가전도 주목할 만하다. LG전자 맥주 제조기·식물 재배기, 용량, 외관을 맞춤 구성할 수 있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와 세로로 보는 더 세로 TV 등 신개념 가전은 이미 세계 소비자로부터 성능과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커넥티드 디바이스는 새로운 성장 동력 중 하나다. 가전 사업의 본질,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