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강국이 되는 것이 곧 인공지능(AI) 강국이 되는 지름길입니다. 기계에 숨을 불어넣어 프랑켄슈타인을 완성한 것처럼 소프트웨어로 기계에 숨을 불어넣어야 AI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2020 SW인 신년인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AI 일등 국가가 되겠다고 말하면서 SW의 중요성을 언급할 수밖에 없었다"며 "SW 산업 육성을 위해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0 SW인 신년인사회는 새해를 맞이해 SW 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도약을 다짐하고자 마련된 행사다. IT여성기업인협회와 SW공제조합,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등 13개 기관이 공동 주관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송희경 국회의원, 유관 기관・단체장 등 SW 업계 관계자 다수가 자리했다.

2020 SW인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전하는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 김평화 기자
2020 SW인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전하는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 김평화 기자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신년사에서 SW산업진흥법의 국회 통과를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SW산업인의 날' 행사에 이어 새해에도 개정안 통과에 방점을 찍었다.

최기영 장관은 "작년에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아쉽게도 국회 통과를 못 했다. 해당 법안은 SW 산업 육성에 꼭 필요한 지원 사항을 담았다"며 "4차 산업혁명과 AI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통과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SW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AI 강국으로 나가고자 ▲인재 양성 ▲기업 성장 지원 ▲법・제도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는 게 최 장관의 설명이다.

그는 "AI 시대에 필요한 SW 인재를 키우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3% 증가한 14만명의 교육을 지원하겠다"며 "올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 750명을 배출하고 향후에는 매년 500명씩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인재 확충에 강조점을 뒀다.

박현제 한국SW정책연구소장은 SW 산업이 글로벌 중심에 떠오르면서 전 산업에서의 변화를 불러온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SW 산업 규모가 아직은 작지만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며 전통 기업의 인력 구조와 체계를 뒤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글로벌 동향을 보면 SW가 세계를 장악한다. 세계 10대 기업의 70%가 SW 기업이며 글로벌 900대 기업으로 확대했을 때 78%가 SW 기업이다"며 "SW를 장착한 제품이 올해 CES(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를 휘감았다.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이해 SW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일례로 제조업의 대표 격인 자동차 산업의 SW 비중은 10년 전 10%대였다. 지금은 60%대로 급격히 상승했다. 2030년에는 8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모든 기업이 SW 회사로 거듭난다는 게 박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데이터3법(개인정보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이어 SW산업진흥법이 통과되면 올해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며 "향후 SW 인재 양성과 재교육이 주요 전략이 될 전망이다"고 짚었다.

한홍구 한국SW산업협회장은 "SW산업진흥법이 20대 국회 회기 안에 통과해 SW 생태계가 개선되고 새로운 성장의 시발점이 되기를 원한다"며 "대한민국 미래 성장을 견인할 젊은 인재가 SW 업계에 유입되도록 좋은 일자리 환경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왼쪽부터) 한홍구 한국SW산업협회장, 송희경 국회의원,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 김평화 기자
이야기를 나누는 (왼쪽부터) 한홍구 한국SW산업협회장, 송희경 국회의원,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 김평화 기자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은 SW를 문화로 인식하고 새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대책을 지원할 근거를 담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SW 기술자의 적절한 처우를 보장하며 SW 기업 간 공정거래 질서도 돕도록 명시했다.

그밖에 ▲요구사항 상세화 ▲과업심의위원회 설치 ▲공정계약 원칙 ▲SW 사업자 지식재산권 보호 의무 ▲SW 사업자 작업장소 제안 등 SW 산업 생태계 개선을 위한 다수 내용이 담겼다. AI와 핀테크,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기술의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는 게 SW 업계 평가다.

하지만 2018년 3월 입법 예고와 2019년 7월 국회 공청회까지 거치고도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지난한 입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