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이 넷플릭스 관련 통신망 사용료 이슈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정상회담이 이달 진행되는 만큼 미국 기업과의 갈등 문제에 신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과기정통부 기자실에서 출입기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김평화 기자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과기정통부 기자실에서 출입기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김평화 기자
방송·통신 이슈 균형감 있게 해결하자는 이종호 장관…넷플릭스는?

이종호 장관은 11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파이낸스센터에 있는 과기정통부 기자실에 방문해 출입기자단과 인사를 나눴다. 이 장관은 앞서 과기정통부 생각나눔방에서 열린 취임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관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 장관은 취임사에서 "방송·통신 등의 이슈에서 국민 편익을 최우선에 두고 균형감 있게 해결하자"고 주문한 바 있다. 이 장관은 해당 주문의 취지를 묻는 기자 질문에 "국민 편익이라는 게 포괄적인 용어다"며 "편익에 대해서 어디 딱딱하게 짚어서 얘기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또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갈등을 겪는 넷플릭스 이슈인지와 관련한 질문에는 "충분히 공부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며 "지금 한미 정상회담도 있고 그 부분은 신중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좀 더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중요 국가 일정을 앞둔 만큼 관련 발언에 신중하겠다는 취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서울에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20일부터 22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한국 일정 중에 한미 콘텐츠 산업 교류를 살피고자 미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의 한국지사를 방문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서 망 사용료 지급을 거부하며 갈등을 겪는 만큼 관심을 받는 사안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소송 중이다. 한국 국회에선 넷플릭스와 구글을 포함한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넷플릭스 한국지사 방문이 이뤄질 경우 이같은 국내 상황에 부정적인 반응을 전하는 간접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취임식이 열린 세종시 세종파이낸스센터 내 과기정통부 생각나눔방 모습 / 과기정통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취임식이 열린 세종시 세종파이낸스센터 내 과기정통부 생각나눔방 모습 / 과기정통부
"5G 중간 요금제·주파수 할당 지켜보고 있다"

이 장관은 통신 분야에서 이슈인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 요금제와 5G 주파수 할당과 같은 문제에 대해선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관련 부서와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추진과 관련해서는 "과기부가 소관 부처이기에 잘 풀어가야 한다"며 "우리 부에선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정부에서 과학기술 혁신을 강조한 점과 관련해서는 "어제(10일) 취임식 때 (윤 대통령이) 과학기술 혁신 강조를 하셔서 부담을 느꼈다"면서도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하지 않겠나. 단기간도 있을 수 있지만 멀게 내다봐서 토대를 마련하고 그런 부분을 포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앞서 진행한 취임식에서 과학기술 5대 강국과 디지털 경제 패권 국가라는 목표를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생존에 필수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며 이를 포함한 다섯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다. 12일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