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가총액 상위권 가상자산들이 창업자 또는 대표자 관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가총액 10위권에 포진한 주요 가상자산 중 일부는 규제기관과 법적 다툼을 벌이는 등 송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8일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톤코인(TON) 가격은 전주 대비 20% 넘게 하락한 71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톤코인은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창업자가 만든 가상자산으로 텔레그램에서 사용된다. 앞서 지난 26일 프랑스 경찰은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텔레그램이 사기·마약 밀매·사이버폭력·테러에 악용되는 것을 조치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그를 체포했다. 프랑스 경찰은그와 관련해 12개 범죄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로프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한 때 9000원선까지 올랐던 톤 가격은 급락을 거듭, 6400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조금씩 반등을 시도하고는 있으나 이전 고점 회복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텔레그램 측은 두로프 CEO의 체포와 관련해 “숨길 것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비쳤으나, 톤 코인 가격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가격 하락은 시가총액 급감으로 이어졌다. 지난 25일 톤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2조원에 달했지만, 27일 기준 18조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 순위 역시 상위 8위권에서 10위로 내려앉았다.
창업자 리스크를 겪고 있는 건 텔레그램 톤코인 뿐만이 아니다. 시가총액 4위인 바이낸스코인(BNB)의 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창펑 자오 전 대표는 현재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창펑자오는 지난해 바이낸스와 관련된 돈세탁 혐의를 인정하고 자금세탁방지, 미등록 증권 판매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다. 외신에 따르면 그의 출소 시기는 오는 9월 29일이다.
창펑자오는 BNB코인의 약 64%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NB코인은 지난해 자오가 구금된 후 10% 이상의 하락을 보이기도 했으나, 그의 출소 시기가 다가오고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BNB 가격은 현재 73만원선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올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시가총액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상자산 테더도 위태위태하다. 지난달 가상자산 대출업체 셀시우스(CEL)는 테더에 24억달러(약 3조2000억원) 가량의 비트코인을 반환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셀시우스는 파산 절차를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테더로부터 USDT(테더의 스테이블코인)을 빌렸다. 이에 대한 담보로 비트코인 3만9500여개를 제공했는데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자 테더가 추가 담보 납입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바로 청산했다는 것이다.
셀시우스는 가상자산 테라 사태 이후 자금난을 겪다 지난 2022년 파산했다. 시장에서는 셀시우스가 테더로부터 비트코인을 반환받을 경우, 대량의 물량을 처분해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BNB코인의 뒤를 이어 시가총액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솔라나 역시 여러 골칫거리를 안고 있다. 솔라나는 올해 이더리움에 이어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를 출시하는 두 번째 알트코인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SEC(미 증권거래위원회)가 ETF 신청서를 반려하며 올해 내 출시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솔라나는 또 파산한 글로벌 거래소 FTX와 관련된 고민도 있다. 지난해 사기 및 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자가 솔라나 약 4100만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당시 가격으로 약 10조원 규모다.
시장에서는 FTX 채권자들의 상환이 시작될 경우, 솔라나 가격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FTX 채권자들의 상환은 오는 10월부터 진행되며, 상환액은 약 20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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