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KBO) 중계를 앞세워 지난해 글로벌 1위 넷플릭스와 활성 월간 이용자 수(MAU) 격차를 빠르게 따라잡았으나 KBO 시즌종료 후 뒷심은 부족했다. 특히 티빙의 ‘스터디그룹’, ‘원경’ 등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은 KBO만큼의 성장동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20일 국내 주요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들에 따르면 티빙(대표 최주희)의 MAU가 지난해 11월 KBO 시즌 종료 후부터 730만명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티빙처럼 11월 대비 1월 MAU의 변동이 거의 없는 OTT는 웨이브 정도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쿠팡플레이는 55만, 디즈니 플러스는 15만, 왓챠는 4만명쯤 증가했다. ‘오징어게임2’와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 등 오리지널의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는 211만명 증가한 1371만명이다. 한창 KBO 시즌 중이던 지난해 8월 티빙 MAU는 810만명쯤으로 넷플릭스 1191만명과 차이가 381만으로 줄었다.
와이즈앱·리테일이 한국인 안드로이드 및 iOS 이용자 표본조사를 통해 사용자 수를 추정한 결과에서도 KBO가 빠진 티빙의 성장세는 주춤한 모양새를 보였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KBO가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 6월 티빙 사용자는 652만명이다. 올해 1월은 626만명으로 26만명 적게 집계됐다.
긍정적으로 보면 티빙은 2025년 KBO 시즌이 개막하는 3월부터 반등할 수 있을 전망이다.이는 곧 3월부터 10월에는 KBO와 맞물린 성수기, 10월부터 2월에는 비수기가 생기는 셈이다.
티빙은 비수기에 오리지널 콘텐츠로 구독자 이탈을 방어해야 한다. 실제 티빙은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이나 ‘스터디그룹’ 등으로 해지방어를 하는 모양새다. ‘스터디그룹’은 2월 17일 기준 3주 연속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달성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앞서 2월 12일 CJ ENM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티빙과 웨이브를 모두 가입한 중복 이용자는 전체의 30% 미만이라고 밝혔다.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유의미한 가입자와 MAU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합병 전이 문제다. KBO 시즌이 아닐 때는 비수기를 겪어야 하는 티빙은 KBO 성수기 이상의 단계로 나아가려면 추가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티빙·웨이브에서 가입자를 유치하고 유지해 오던 주요 콘텐츠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SBS 등 웨이브 주요 주주는 티빙·웨이브가 아니라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스튜디오드래곤과 SLL 등 티빙 주요 주주 계열 제작사 역시 넷플릭스를 바라보고 있다. CJ ENM 산하 에그이즈커밍 소속 나영석 PD가 넷플릭스와 새로운 포맷의 예능을 선보인다. 그동안 티빙 독점이었던 예능 ‘크라임씬’은 넷플릭스에서 ‘크라임씬 제로’로 돌아온다.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은 넷플릭스에서 ‘약한영웅 클래스2’로 복귀한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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