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노트북 PC는 언제 어디서나 일상을 함께 하는 ‘동반자’같은 존재라고도 한다. 하지만 노트북 PC를 언제나 들고 다니기에는 여전히 부담이 남아 있다. 현실적으로 적절한 ‘사용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화면 크기가 필요하지만 화면 크기와 배터리 성능, 무게는 서로간 일정 부분 ‘타협’이 필요했다. 덕분에 이동성과 사용성이 조화를 이룬다는 ‘14인치’ 화면 급의 노트북에서 ‘1kg’ 이하 무게의 노트북은 생각보다 찾기 어렵다.
지난 해에는 이런 시장 상황의 딜레마를 극복할 만한 몇 가지 중요한 계기들이 선보였다. 특히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와 ‘Arm용 윈도11’ 운영체제의 조합이 선보인 성능과 배터리 사용 시간은 노트북 PC 시장에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바 있다. 하지만 의외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 중 정말 이동성에 집중해 ‘1kg 이하’의 무게를 달성한 제품이 나오지 않은 점은 기대와 달리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었다.
에이수스의 ‘젠북 A14’는 지금까지 퀄컴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에 가장 기대했지만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던 특징들을 현실에 구현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높은 성능을 갖춘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프로세서와 70와트시(Wh)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32시간 비디오 재생이 가능한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을 가졌으면서도, 1kg가 채 되지 않는 ‘980g’의 초경량 모델로 등장했다. 기존의 이동성이 강조된 노트북 뿐 아니라 태블릿 PC와도 경쟁할 만한 이동성이 돋보인다.
에이수스 젠북 A14는 지금까지의 ‘젠북’과는 또 다른 디자인으로 등장했다. 최신 젠북 특유의 색상이나 패턴 없이 노트북 상판 중간에 레터링을 새긴 디자인은 독특한 ‘세랄루미늄(Ceraluminum)’ 소재와 함께 색다른 느낌을 준다. 지금까지의 금속 소재를 사용한 프리미엄 노트북들이 대체로 날카롭고 정밀한 느낌을 줬다면 ‘젠북 A14’는 이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을 받는다.
에이수스의 ‘젠북(Zenbook)’ 브랜드는 각 제품군별로 분명한 특징이 있다. 기존에는 가장 일반적인 ‘균형’을 추구하는 ‘젠북’ 제품군과 11mm 정도의 얇은 두께가 특징인 ‘젠북 S’로 구성됐다. 새로운 ‘젠북 A’의 콘셉트는 ‘가벼움’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감성과 비용을 타협하는 모습이다. 기존에 퀄컴 스냅드래곤을 탑재하던 ‘비보북 S 15 OLED’와 비교하면 제품의 고급감이나 더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에서 오는 이동성 등에서 차별화된다.
이런 점에서 살펴볼 때 ‘젠북 A14’는 기존 젠북 시리즈와는 여러 가지 차별화되는 부분들이 있다. 일단 가장 큰 차이는 인텔이나 AMD의 프로세서가 아닌,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와 플랫폼을 탑재했다는 것이다. 두께와 무게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두께는 가장 얇은 부분이 13.4mm로 얇다. 무게는 현재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시리즈를 탑재한 주요 노트북 PC 중 가장 가벼운 ‘980g’ 무게를 달성했다. 덕분에 일상에서 휴대에 부담이 적다.
‘젠북 A14’를 펼치면 최신 세대 젠북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몇 가지 디테일이 바뀐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젠북 A14의 키보드의 위치와 대형 터치패드는 기존 젠북 S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키보드 위에 별다른 홀 가공 등은 빠져 있다. 디스플레이 부도 강화유리 마감이 아닌 플라스틱 프레임 마감을 사용하고 별도의 터치스크린 옵션도 빠져 있다. 이런 부분들은 ‘젠북 A14’가 ‘젠북 S’보다는 프리미엄 요소에서 좀 더 현실적으로 타협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14인치의 ‘루미나 OLED’가 사용됐다. 고급 모델들에 들어가는 3K 120Hz가 아니라 1920x1200 60Hz 디스플레이인 점은 가격 등에서의 현실적인 타협점으로 보인다. 14인치 크기에 1920x1200 해상도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의 스케일링 관련 문제를 겪을 일도 줄어들지만 픽셀 배열 구조가 전통적인 LCD와 다른 부분에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색표현력에서는 DCI-P3 색영역을 100% 지원하고 최대 400니트의 밝기, 베사 디스플레이HDR 트루블랙 600 지원 등 흠잡을 곳 없는 충실한 구성이다.
키보드와 터치패드는 최신 젠북 제품군의 특징이 그대로 적용돼 만족도가 높다. 키보드는 젠북 S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키압은 약한 편이지만 스트로크 과정에서 불편한 흔들림이나 진동 없이 편안하고 장시간의 타이핑에서도 피로감이 적다. 또한 터치패드도 넓은 면적과 함께 가장자리를 통해 화면 밝기나 음량, 미디어 재생 시 되감기, 빨리감기 등을 직접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편리하다.
에이수스 ‘젠북 A14’는 양 옆에 편리한 사용을 위한 확장 포트가 있다. 노트북의 열 방출은 사용자의 뒤쪽인 디스플레이 아랫쪽으로 보내는 구조로, 발열이 화면 쪽으로 올라오지 않도록 힌지 쪽을 막는 배려도 적용됐다. 제품 왼쪽에는 풀 사이즈 40Gbps 전송 속도의 USB 4 타입-C 포트가 두 개 있는데 두 포트 모두 충전과 디스플레이 출력이 가능하다. 풀 사이즈의 HDMI 2.1 포트도 있어 HDMI 인터페이스 지원 디스플레이에 별도의 젠더 없이 연결할 수 있다. 이 모든 포트를 활용하면 최대 4대의 디스플레이까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오디오 시스템으로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를 지원하는 듀얼 스피커를 탑재했다. 또한 퀄컴 스냅드래곤 X 시리즈의 ‘스냅드래곤 사운드(Snapdragon Sound)’ 기술을 지원해 높은 품질의 고해상도 무손실 오디오 스트리밍을 낮은 지연 시간과 고급 잡음제거 기술과 함께 제공한다. 마이크에서도 AI 기반의 잡음 제거 기술을 적용해 화상 회의 시 주변 상황에 따라 최적의 품질을 제공할 수 있게 돕는다.
네트워크는 무선 연결이 기본으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탑재 모델에는 최대 5.8Gbps 전송 속도를 제공할 수 있는 ‘와이파이 7’ 지원 모듈이 탑재됐다. 아직 와이파이 7의 제 성능을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은 드물지만, 기존의 ‘와이파이 6’ 환경에서도 충분히 안정적인 성능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주위의 액세스 포인트(AP) 중 가장 품질이 좋은 AP를 선택해 연결할 수 있게 돕는 ‘와이파이 스마트커넥트(WiFi SmartConnect)’ 소프트웨어도 제공된다.
화상회의를 위한 카메라는 풀HD 해상도를 갖췄다. ‘코파일럿+ PC’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사용한 ‘윈도 스튜디오 이펙트(Windows Studio Effects)’나 에이수스가 제공하는 ‘3D 노이즈 저감 기술’을 사용해 이미지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적외선(IR) 카메라를 갖춰 안면 인식 로그인을 사용할 수도 있고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해 사용자가 노트북을 응시하지 않으면 화면 밝기를 낮추는 ‘적응형 디밍(Adaptive Dimming)’, 사용자가 자리를 비우면 자동으로 노트북을 잠그는 ‘적응형 잠금(Adaptive Lock)’ 기능도 갖췄다.
에이수스 젠북 A14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를 사용하며 모델에 따라 12코어 구성의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혹은 8코어 구성의 ‘스냅드래곤 X’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모델에 따라 프로세서와 배터리, 무게 등이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모든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의 특징은 ’45TOPS(초당 45조회 연산)’ 성능의 신경망처리장치(NPU)가 기본 탑재돼 있다는 점이다. 이 덕분에 모든 ‘젠북 A14’ 모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PC’ 기준을 충족하며 다양한 AI 기반 추가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PC’ 기준을 충족하는 프로세서는 퀄컴 뿐만 아니라 인텔과 AMD에서도 나왔지만 실제 기능이 공식 제공되는 플랫폼은 현재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 기반 플랫폼 뿐이다. 윈도11 24H2에서 제공되는 ‘코파일럿+ PC’ 기능은 영상 등의 소리를 실시간 번역해 주는 ‘라이브 캡션’, 그림판의 ‘이미지 생성’이나 생성형 채우기와 지우기, 이미지 스타일 변경, 이미지의 업스케일링이나 스타일 변경, 작업 과정에 직관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클릭 투 두(Click to do)’ 기능 등이 있다.
윈도의 ‘코파일럿+ PC’ 뿐만 아니라 에이수스도 자체적으로 제품에 AI 기능을 탑재한 애플리케이션들을 제품에 기본 제공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에이수스의 ‘스토리큐브(StoryCube)’는 사진과 비디오의 관리와 생성, 편집 등에 AI 기술을 제공해 더 쉽게 사진을 분류하고 간단히 하이라이트 비디오를 생성할 수 있게 도와 준다. 터치패드에서 바로 불러낼 수 있는 ‘스크린엑스퍼트(ScreenXpert)’는 여러 앱을 쓰는 복잡한 작업 환경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고 ‘글라이드X(GlideX)’는 스마트폰과의 연결을 더 쉽게 해 준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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