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5월까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우리나라 배터리 3사의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이 전년 대비 4.5%p 하락한 17.4%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CATL, BYD는 55.5%로, 1년 전보다 2.6%p 상승했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 SNE리서치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 SNE리서치

2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조사를 살펴보면 올해 1~5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401.3GWh로 전년 동기 대비 38.5% 성장했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17.4%로, 4.5%p 떨어졌다. 

특히 삼성SDI의 점유율 하락이 컸다. 삼성SDI는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이 4.9%에서 3.3%로 감소했다. 배터리 사용량도 1년전보다 8.8% 줄었다. 올해 1~5월 배터리 사용량은 13.1GWh로, 7위를 기록했다. 유럽과 북미 시장 내 주요 완성차 고객의 배터리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14.3%(39.9GWh) 성장하며 3위를 유지했다. SK온은 18.1%(16.8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5위로 올라섰다. 

전기차 판매량 따른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는 BMW, 아우디, 리비안 중심으로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BMW i4, i5 판매 호조가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리비안의 스탠다드 트림에 타사 LFP 배터리가 적용된 점과 아우디의 Q8 e-트론 판매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현대자동차그룹, 포드, 메르세데스, 폭스바겐 등의 순으로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전기 승용차인 아이오닉5와 EV6 반등과 포드의 F-150 라이트닝이 북미에서 견조한 판매량을 이어갔다. 이와 함께 유럽에서의 폭스바겐 ID.4, ID.7 판매량 호조가 SK온의 배터리 사용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테슬라, 쉐보레, 기아, 폭스바겐 등의 순으로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트림의 판매량 부진으로 테슬라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용량이 13.3% 감소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중국 OEM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확대된 반면 테슬라 수요가 줄어든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폭스바겐의 ID시리즈, 기아의 EV3 판매 호조와 얼티엄 플랫폼을 적용한 쉐보레 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의 북미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총 사용량은 14.2% 증가했다.

반면 중국의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40.6%(152.7GWh) 성장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다. 

지커와 AITO, 리오토, 샤오미 등 중국 OEM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등과 같은 다수의 전세계 주요 OEM 또한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BYD는 57.1%(70.0GWh) 성장률과 함께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2위를 기록했다.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도 자체 생산하는 BYD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기차를 시장에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25년 BYD의 전기차 판매 목표 약 550만대에 달할 것으로 된다.

SNE리서치는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은 북미 정책 리스크와 유럽 경쟁 심화에 대한 방어 전략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요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