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구독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넷플릭스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게임패스가 제휴를 체결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Xbox Game Pass)는 게임을 구독 형태로 판매하는 서비스다. 넷플릭스와 엑스박스 게임패스 모두 월 요금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보다 높지만 네이버를 이용하면 월 4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차액이 크게 발생함에도 이 같은 제휴가 체결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7월 8일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콘텐츠 혜택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추가했다. 이는 네이버가 지난해 11월 협업을 발표한 넷플릭스 이후 두 번째 대규모 콘텐츠 서비스 협업이다.
주목할 점은 엑스박스 게임패스와 넷플릭스 모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보다 비싼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월 9500원,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는 월 7000원이지만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을 통해 제공된다.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이용자 1인당 월 4600원의 차액이,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는 월 2100원의 차액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제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 같은 구조가 네이버나 제휴사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구조가 아닐 것으로 봤다. 제휴를 통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을 뿐 아니라 수익도 보전될 가능성이 커서다. 실제 넷플릭스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휴 이후 3040 세대 비중과 남성 가입자 비중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넷플릭스 제휴 이후 멤버십 가입자가 1.5배 증가하고 가입 유지율도 95%를 기록했다.
이번 엑스박스 게임패스 제휴 역시 콘솔 시장 점유율이 낮은 마이크로소프트가 PC게임 시장 규모가 큰 대한민국 게이머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대표적으로 모바일·PC게임 소비가 많은 시장이다. 2023년 기준 국내 PC게임 시장 규모는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콘솔시장 점유율 확대 한계에 봉착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브이지차트(VGChartz)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콘솔기기 시장에서 엑스박스 시리즈 X/S 점유율은 13.9%로 PS5(52.3%)나 닌텐도 스위치(33.8%)에 크게 밀린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나 MS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휴를 한다고 해서 손해보는 구조가 될 수 없다”며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만 해도 1200만~1400만명을 오가는 넷플릭스가 자체 요금제를 인상하면서 제휴 서비스를 안내하는 건 인상된 요금을 구독하는 것만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같은 걸 이용해도 이익이 보전되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도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월 9500원에 계속 서비스하지만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새로운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으니 차액을 감수하는 것 같다”며 “서비스 요금 차액을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구조라면 애초에 제휴가 체결되기 힘들었을텐데 네이버가 상대의 손해를 잘 보전해주는 쪽으로 계약을 잘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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