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올해 안으로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에서 음악 서비스를 제외한 동영상 전용 상품을 출시한다. 유튜브 뮤직은 광고 없는 시청을 원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수요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 왔지만, 요금제가 분리되면 일정 수준의 이용자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음원 스트리밍 업계는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 챗 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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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유튜브 뮤직을 제외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이하 유튜브 라이트)’ 8500원 요금제(안드로이드·웹 기준)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튜브 프리미엄의 끼워팔기 방식에 대해 시장 지배력 남용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시정 조치를 요구한 데 따른 대응이다.

공정위는 구글이 음원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유튜브 뮤직을 끼워팔았다고 보고, 2023년 2월부터 조사를 벌여왔다. 한국에서만 동영상 전용 상품이 없어 국내 이용자가 울며겨자 먹기로 프리미엄 요금제를 택할 수 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실제 유튜브 뮤직은 프리미엄 요금제 덕분에 급성장했다.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은 2023년 4월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 808만명으로 기존 1위였던 멜론(714만명)을 처음 앞질렀다. 2025년 5월에는 982만명으로 멜론(654만명)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업계는 이번 요금제 분리 조치가 토종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년 음악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의 높은 이용률은 유튜브 프리미엄의 부가 기능으로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유튜브 뮤직을 단독으로 사용하려는 선호도는 낮았다.

단일 요금제 경쟁력만 보면 토종 앱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은 1만1900원으로 국내에서 서비스 되는 음원 스트리밍 앱 중 가장 비싸다. 이에 반해 PC·모바일 기준으로 멜론은 7800원, 지니뮤직은 8400원, 플로는 88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또 지니뮤직·플로는 통신사 제휴로 할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새로운 프로모션을 통해 이용자 확보에 용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이용자 이동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유튜브 라이트는 오프라인 저장과 백그라운드 재생 같은 핵심 기능이 빠져 있어 여전히 프리미엄 요금제 수요는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이용자 경향도 이탈 가능성이 작을 것이란 밑배경이다. 콘진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유지하는 이유로 ‘계속 써와서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업계는 최근 서비스 개편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모색 중이다. 플로는 ‘여러 곡 한 번에 찾기’ 기능을 추가해 검색 편의성을 높였으며, 지니는 이용자의 청취 이력을 기반으로 음악을 자동 추천하는 초개인화 서비스 ‘빠른선곡’을 새롭게 선보였다. 멜론은 이달 1일 모바일 홈 화면을 전면 개편하고 AI 기반 큐레이션 서비스 ‘DJ 말랑이’를 도입, 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 제거만 원하는 이용자 일부가 라이트 요금제로 이동할 경우 새로운 음원 서비스를 찾는 수요가 생길 수 있다”며 “유튜브 뮤직은 라이브러리가 방대하지만, K팝 특화 기능은 부족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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