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1위’ 자리에 오른 삼성카드가 신용판매 부문에서도 선두 신한카드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1년 전 8조원이 넘던 신용판매액 격차가 올해 3조원 안팎으로 줄었다. 삼성카드가 새로운 카드 출시 통해 회원 수 확대에 나서자 신한카드도 제휴카드 출시를 늘리는 등 방어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삼성카드가 신용판매 부문에서도 선두 신한카드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 DALL-E
삼성카드가 신용판매 부문에서도 선두 신한카드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 DALL-E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업카드사 8곳의 개인, 법인 합산 신용판매액(구매전용 제외)은 411조7399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신용판매고를 올린 곳은 신한카드다. 상반기 81조376억원의 신용판매액을 내며 전체 시장점유율 19.68%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카드가 78조4403억원(18.99%)을 기록하며 신한카드 뒤를 바짝 뒤쫒았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양사 신용판매액 격차는 8조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신용판매액 78조2509억원(점유율 19.67%), 삼성카드 70조881억원(17.81%)을 기록했다. 1년 사이 삼성카드가 신용판매액을 8조원 넘게 끌어올리며 신한카드를 턱밑까지 추격한 셈이다.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1.86%포인트 차에서 0.69%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하반기에도 삼성카드의 성장 추세가 이어진다면 순이익 부문에 이어 신용판매 부분까지 업계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순이익 부문에서 이미 신한카드를 앞지른 상태다. 

삼성카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개인 이용회원 수의 큰 폭 증가가 있다. 삼성카드의 전체 회원수는 2023년 말 1286만명에서 올해 6월 기준 1331만명으로 늘었다. 1년 반 사이 45만명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회원수는 1434만명에서 1442만명으로 8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양사 간 회원 증가폭의 차이가 신용판매액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상품 경쟁력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카드는 스테디셀러 ‘삼성카드&마일리지 플래티넘(스카이패스)’을 비롯해 iD 시리즈, taptap O 카드 등을 앞세워 시장 반응을 끌어냈다. 

최근 ‘삼성카드 taptap O’는 스타벅스 50% 할인, 대중교통 10% 할인, 쿠팡 최대 7% 적립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혜택을 제공하며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올해 스타벅스와의 전략적 제휴도 예정돼 있어 추가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제휴는 브랜드 친화적 마케팅의 대표 사례로, 카드 사용 빈도와 충성도 모두를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사 입장에선 매력적인 협업”이라고 말했다.

선두 자리를 위협받는 신한카드는 내부적으로 위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 부문에서 연이어 삼성카드에 밀린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마저 내줄 경우 ‘1위 카드사’ 타이틀이 흔들릴 수 있다. 

방어전에 돌입한 신한카드는 제휴카드를 대응책으로 꺼내들었다. 이달에만 제휴카드 3종을 출시하며 이용회원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배달의민족 등 주요 유통·플랫폼사와의 협업 확대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카드는 업무 효율화를 위해 반년 새 두번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난 4일 100명 이상의 직원이 희망퇴직 대상자로 최종 확정됐다. 인력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는 양사 간 경쟁이 단기 실적 경쟁을 넘어 시장 전체의 점유율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과 판매고 모두에서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인 만큼, 올해 하반기 실적에 따라 카드업계 ‘빅2’ 지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순익 부문에서 삼성카드가 신한카드를 제친 것을 일회성 요인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신용판매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신한카드가 모집비용 절감 등 비용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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