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제조 부문 고위 임원 3명의 동시 퇴진을 결정했다. 부진한 실적을 극복하기 위한 대대적 조직 개편의 일환이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립부 탄(Lip-Bu Tan) 인텔 신임 CEO가 제조 조직 재편과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카이자드 미스트리(Kaizad Mistry) 부사장, 라이언 러셀(Ryan Russell) 부사장, 게리 패튼(Gary Patton) 부사장 등 핵심 임원들이 퇴사한다고 보도했다. 패튼 부사장은 IBM 출신으로 인텔에서 디자인기술플랫폼을 이끌었다.
인텔은 기술개발그룹의 조직 축소와 엔지니어 인력 감축도 검토 중이다. 제조 생산능력 계획팀이 축소 대상이다. 인텔은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인텔의 제조 부문은 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임원인 나가 찬드라세카란(Naga Chandrasekaran)이 지휘하고 있다. 그는 1년 전 팻 겔싱어 전 CEO에 의해 영입됐다. 올해 3월부터 기술개발과 제조 부문을 통합 총괄하고 있다. 인텔은 최근 글로벌 인력 감축을 진행하며 조직 슬림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인텔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말까지 전체 인력을 약 7만5000명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약 22%에 해당하는 감원 규모다. 립부 탄 CEO는 제조 투자 역시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차세대 1.4나노(14A) 공정 개발이 대형 고객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확보되지 않으면 개발을 중단하거나 폐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탄 CEO는 “14A는 외부 고객과 긴밀히 협력해 처음부터 새로 개발하고 있으며, 투자도 확정된 계약 기반으로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탄 CEO는 1.8나노(18A) 공정은 자사 제품 전용으로 운영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로이터는 인텔이 외부 고객 대상 18A 공급을 중단하는 대신 14A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텔은 올해 중으로 18A 공정을 적용한 ‘팬서 레이크(Panther Lake)’ PC 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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