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마이크로 RGB TV 115인치’를 출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제조사의 거센 추격에 맞대응한다. LCD 기반 하이엔드 TV에서 확실한 기술 우위를 내세워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지속 확보하겠다는 의중이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RGB TV는 마이크로 사이즈 RGB(빨강, 초록, 파랑) LED를 초미세 단위로 배열한 RGB 컬러 백라이트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빨강, 초록, 파랑 색상을 각각 독립적으로 정밀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RGB 기술 ▲인공지능(AI) 엔진 ▲정밀 컬러 기술 ▲글레어 프리 등 4 가지 분야에서 마이크로 RGB TV의 장점을 설명했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RGB TV와 하이센스의 116인치 미니 RGB TV의 성능을 가르는 차별점은 소자 크기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RGB TV는 RGB LED 소자 크기를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줄여 보다 촘촘하고 정교한 색상 및 밝기 제어가 가능하다. 하이센스가 3월 출시한 '미니 RGB TV(500㎛)'대비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이종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는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에서 열린 마이크로 RGB TV 신제품 미디어 브리핑에서 "소자가 작을수록 더 미세하고 정교하게 빛과 컬러를 제어하며 더 높은 성능을 보여줄 수 있다"며 "(자사 제품) LED 소자의 순도가 더 높고 정교한 광(光) 제어를 통해 색 재현력의 차이가 (중국 TV 대비) 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마이크로 RGB TV 115인치의 출고가는 4490만원이다. 9월 초 미국 시장에도 출시 후 다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센스 미니 RGB TV 116인치 제품의 글로벌 시장 출고가는 3만달러(4170만원)보다 약간 비싸지만 기술 우위를 강점으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마이크로 RGB TV는 기존 프리미엄급인 네오 QLED의 상위 라인업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종포 상무는 각 TV 라인업의 포지셔닝에 대해 "(마이크로 RGB가) QLED보다는 더 윗급이 될 것 이고 OLED와 비교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며 "OLED는 자발광 소재이고 블랙 표현이 정확한 반면 마이크로 RGB는 절대적인 색표현력이나 밝기가 압도적이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 상무는 8K가 아닌 4K 화질을 적용한 것에는 "제품 기획과 효율성 고려에 따른 결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세계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30%로 1위다. 중저가 시장을 장악한 중국 TCL(13.3%)과 하이센스(10.9%)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추격에 나섰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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