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생활과 직업, 계절 특성을 반영한 신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단순히 암 진단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치료 전 과정을 지원하거나 특정 직업군을 위한 맞춤형 보장, 계절별 위험을 겨냥한 단기형 미니보험까지 시장이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메트라이프생명, 삼성화재 등 주요 보험사들이 이색 신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가입자 생활환경을 세밀하게 반영한 상품군이 확대되는 추세다.
한화생명은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니드(Need)와 협력해 ‘Need AI 암보험’을 선보였다. 기존 암보험이 암 진단비나 수술비 지급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상품은 예방·치료·회복을 아우르는 ‘암보호시스템’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니드의 암 특화 인공지능(AI) 기술이 핵심이다.
가입자는 ▲AI 기반 채팅 서비스 ▲개인별 건강검진 데이터 분석 ▲참여형 건강 콘텐츠 등을 제공받는다. 암 진단 환자는 담당 의사가 별도로 이용할 수 있는 의료진 전용 플랫폼을 통해 최신 치료정보와 데이터를 받을 수 있어 진료계획 수립에 도움을 얻는다. 글로벌 암 전문가 네트워크가 검증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신뢰성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상품 구조도 고객 친화적으로 바꿨다. 3개월 이내 추가검사 필요 여부, 최근 5년 내 입원·수술 이력 등 일부 조건만 충족하면 간편 가입이 가능하다. 유병자나 고령자도 문턱이 낮아졌다. 암 진단이나 재해로 50% 이상 장해가 발생하면 남은 보험료 납입을 면제받을 수 있어 경제적 부담도 줄였다.
메트라이프생명은 고위험 현장에 종사하는 소방관을 위한 전용 보험 ‘무배당 고마워요 소방관보험’을 출시했다. 재해 사망, 장해, 중증 화상, 골절, 수술 등 다섯 가지 담보를 기본 보장하면서도 보험료는 1만원 미만이다.
40세 남성 소방관의 경우 월 보험료는 5150원, 여성은 3400원 수준이다. 보험금은 재해 사망 시 500만원, 재해 장해 및 중증 화상은 최대 250만원, 골절·수술 시에는 각각 5만원이 지급된다. 경미한 후유 장해부터 중증 장해까지 단계별로 보장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가입 절차도 간단하다. 소방관 신분을 증명하는 사진만 제출하면 별도 심사 없이 가입할 수 있다. 직업 특성상 보험 가입이 까다로운 소방관들의 현실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절차를 단순화한 것도 특징이다.
아울러 메트라이프는 상품 출시와 함께 사회공헌 캠페인도 연계했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미니보험에 가입할 때마다 건당 1만원을 적립해 암 투병 중인 소방관 치료비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2021년부터 현재까지 50명의 소방관에게 총 1억원의 치료비를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결합한 보험 모델로 주목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계절별로 발생하기 쉬운 질환과 사고를 보장하는 ‘삼성화재 다이렉트 4계절보험’을 내놨다. 봄(3~5월)에는 꽃가루·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 여름(6~8월)에는 식중독·열사병, 가을(9~11월)에는 호흡기 질환, 겨울(12~2월)에는 독감 등 계절 특성을 반영한 담보가 포함된다.
고객은 각 계절이 시작될 때 한 번만 가입하면 된다. 가입 절차가 번거롭지 않고, 필요할 때 필요한 담보만 골라 보장받는 구조다. 보험료는 40세 남성 기준 봄 4230원, 여름 7730원, 가을 7720원, 겨울 1만1410원으로 산정됐다. 직전 1년 내 가입 이력이 있으면 5% 할인도 제공된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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