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제도 변화에 맞춰 빠르게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를 개선하고 지수형 보험이 활성화하자, 주요 보험사들이 곧바로 관련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대응에 나섰다.

보험사들이 제도 변화에 맞춰 빠르게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 DALL-E
보험사들이 제도 변화에 맞춰 빠르게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 DALL-E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종신보험의 보장 기능을 강화한 ‘삼성 골든종신보험’을, 현대해상은 해외여행보험에 ‘지수형 출국 항공기 지연 보장 특약’을 각각 출시했다. 두 회사 모두 제도 변화가 열어준 길을 따라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상품을 신속히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하려는 모습이다.

삼성생명 ‘골든종신보험’은 납입한 보험료만큼 사망 보장이 체증되는 구조가 특징이다. 가입자는 ▲1형(기본형) ▲2형(플러스형) 중 선택할 수 있다.

1형은 납입보험료 대비 100% 수준까지 보장이 늘어나며, 2형은 110%에서 최대 140%까지 체증된다. 예컨대 20년 납 기준으로는 매년 납입한 보험료의 10%씩 10년간 보장이 늘어나 총 납입금액과 동일한 수준까지 보장이 확대된다. 납입 기간과 거치기간에 따라 체증률과 체증 기간이 달라 소비자가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납입 완료 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낸 보험료를 인출해 결혼·노후·상속 등 목돈이 필요한 시점에 활용할 수 있다. 자녀 결혼자금이나 은퇴 후 생활비 마련에 활용하면서도 사망보장은 최초 가입금액 100%가 그대로 유지된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 개선으로 종신보험 활용성이 커진 가운데 보장과 자금 운용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해상은 다이렉트 해외여행보험에 ‘지수형 출국 항공기 지연 보장 특약’을 새로 추가했다. 국내 출발 국제선 항공편이 2시간 이상 지연되면 지연 시간에 따라 최소 4만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정액 보상이 이뤄진다.

기존에는 공항 내에서 지출한 영수증을 증빙해야 보상이 가능했지만, 이번 특약은 항공권(e-ticket)만 등록하면 자동으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절차가 단순해진 만큼 소비자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보험금 청구 과정도 간소화됐다. 특약 가입 고객은 출발 당일 현대해상이 보내는 알림톡을 통해 항공편을 등록하면 된다. 이후 항공편이 실제로 지연되면 안내 메시지가 발송되고, 보험금 청구까지 알림톡으로 연계된다. 증빙 자료 제출 과정이 사라진 만큼 여행객의 불편을 대폭 줄였다는 평가다.

보험사들의 이번 신상품 출시는 단순히 개별 상품 경쟁이 아니라 제도 개편에 기민하게 반응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규제나 제도 변화가 있을 때 보험사들이 얼마나 빨리 상품화하느냐가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생활 밀착형 신상품을 빠르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체감 효용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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