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시대가 온다
변우철 지음 | 308쪽 | 한국경제신문 | 2만3000원
팔란티어는 지난 1년간 한국 투자자들에게 가장 주목받은 미국 주식 가운데 하나다. 인공지능(AI), 국방, 전쟁 같은 단어가 뉴스에 오를 때마다 주가는 급등락했고, 7월 초에는 130달러를 넘어섰다. 후행 PER(주가수익비율) 577배라는 수치는 전통적 가치투자 관점에서 부담스럽지만, 시장은 여전히 이 회사를 높게 평가한다. 단순히 ‘AI 테마주’로만 묶기에는 팔란티어가 보여주는 무게가 다르다.
팔란티어는 자신들을 데이터 분석 툴이 아닌 ‘데이터 기반 운영체제’로 정의한다. 미국 국방부와 CIA, FBI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구조화해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경험이 뿌리다. 이후 제조·물류·에너지·금융 등 민간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공급망 최적화, 비용 절감, 리스크 관리 등 산업 전반의 난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AI 모델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 행동을 이끌어내는 ‘실행형 AI’를 구현한 것이다.
이 회사의 차별점은 ‘온톨로지(Ontology)’라는 개념에 있다. 철학에서 유래한 이 구조는 복잡한 현실을 데이터 객체와 관계로 모델링해 의미를 부여하고, 협업 과정 속에서 문제 해결 절차를 구체화한다. 팔란티어가 단순한 기술 기업을 넘어 산업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기업으로 평가받는 핵심 이유다. 그러나 이 용어를 낯설게 여겨 팔란티어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팔란티어 시대가 온다'는 저자가 7년간 직접 팔란티어 솔루션을 도입·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뉴스나 주가 그래프 너머의 실체를 보여준다. 1장에서는 팔란티어의 역사와 경쟁사 비교를 통해 기업의 정체성을 짚고, 2장에서는한국 시장에서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는지 살펴본다. 이어 3장과 4장에서는실제 도입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성공 방정식을 스토리처럼 풀어낸다. 마지막 5장에서는 팔란티어의 본질적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온톨로지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단순한 기능 소개를 넘어, 팔란티어가 어떻게 현장에서 작동하며 어떤 맥락에서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보여준다.
독자 친화적인 장치도 마련됐다. 기술 기업을 다루다 보니 낯선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본문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별도의 용어 설명서를 붙였다. 첨단 기술을 다루면서도 일반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팔란티어가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면, AI 시대의 중요한 키워드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주가 급등의 뒷면에서 팔란티어가 데이터를 구조화해 조직을 움직이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필요한 안목일 것이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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