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AI 브라우저를 통해 그리는 다음 단계는 ‘기기 간 연결’을 넘어 ‘경험의 연속성’이다. 모바일에서 시작된 인터넷 활동이 PC로 이어지고 AI가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해 작업을 보조하는 구조다. 삼성 인터넷 PC 브라우저는 갤럭시 AI와 삼성패스, 브라우저 데이터 동기화를 축으로 기기간 연결을 강화한 게이트웨이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는 모바일에서 열어본 웹페이지를 PC에서 그대로 이어 보고, 반대로 PC에서 진행하던 탐색을 스마트폰으로 즉시 전환할 수 있다. 삼성 계정을 기반으로 한 이 통합 경험은 갤럭시 스마트폰·태블릿·북 시리즈 등으로 확장된다. 여기에 윈도 운영체제와 연동 안정성이 더해지면서 삼성 인터넷은 단순 모바일 전용 브라우저를 넘어 크로스 디바이스 경험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웹 이용 행태 전반을 바꾼다. 사용자가 키워드를 검색하고 링크를 클릭하는 기존의 ‘탐색형’ 구조에서 벗어나 AI가 요약·분류·추천을 대신하는 ‘도움형 브라우징’으로 흐름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기 생태계와 결합해 AI가 사용자의 목적을 이해하고 맥락에 맞는 행동을 제안하는 ‘보조형 경험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삼성 인터넷 PC 브라우저 내 번역·요약·검색이 통합 작동되면 사용자는 더 이상 구글이나 엣지로 이동할 이유가 줄어든다. 브라우저는 사용자의 검색·구매·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가장 많이 축적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자체 AI 학습과 서비스 최적화를 위한 데이터 루프를 구축할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현재는 갤럭시 AI와 삼성패스 중심으로 연동되지만 향후 스마트싱스 등 IoT 생태계와 결합하면 브라우저는 단순한 인터넷 창이 아니라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통합 관리하는 허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웹 검색 중 집 안 기기 상태를 확인하거나 AI가 사용자의 일정에 맞춰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검색 엔진’ 중심의 구글 모델과 달리 ‘디바이스 네트워크’ 중심의 생태계 구축 전략이다. 스마트폰·태블릿·북·워치·가전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잇는 사용자의 생활 전반에 AI와 보안을 내장하는 구조다. 단순히 웹에 접속하는 수단을 넘어 사용자의 디지털 습관 자체를 재편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 인터넷 PC 브라우저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면서 클라우드 연동 속도·보안·데이터 정책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신뢰를 줄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특히 윈도 환경에서 최적화 수준은 삼성 브라우저가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존재감 확보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브라우저 전략은 점유율 경쟁을 넘어 갤럭시 디바이스와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진화의 과정이다”라며 “결국 브라우저는 삼성의 모든 디지털 서비스로 연결되는 첫 번째 진입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