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시점까지 연금 자산을 쌓는 과정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에 75%, 미국 배당주에 25%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술주 상승분을 흡수하면서 주가 폭락 시 배당주로 헤지(위험회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KIWOOM 생애주기 배당전환 2040시리즈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기술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SCHD(미국의 대표 배당 ETF)를 25% 가져가는 것은 연금 자산 적립기에 의미 있다”며 “S&P500이 폭락해 75% 밑으로 떨어지면 SCHD 비중을 일부 팔아 S&P500을 저가 매수해 노후 자산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이 본부장은 “지금 대부분 퇴직연금 계좌를 주식으로 채우고 있는데 퇴직연금 계좌는 추가 납부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돼 주가 폭락 시 대응하기 힘들다”며 “(이 전략은) 장기 투자할 때 든든한 심리적 장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KIWOOM 미국S&P500&배당다우존스비중전환’ 상장지수펀드(ETF)와 ‘KIWOOM 미국 S&P500 TOP10&배당다우비중전환’ ETF는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맞춰 성장형 자산에서 배당형 자산으로 자동 전환하는 ‘생애주기 배당전환 전략’을 활용한 주식형 생애주기 ETF 시리즈다. 성장형 자산의 구성만 다르다.
미국S&P500&배당다우존스비중전환은 S&P500을, 미국S&P500 TOP10&배당다우비중전환은 미국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S&P500 TOP10을 성장형 자산으로 담았다. 배당형 자산은 두 상품 모두 미국 대표 배당 성장주인 ‘Dow Jones U.S. Dividend 100 지수’(미국배당다우존스)로 구성된다. 또 매월 말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ETF다.
TDF가 은퇴 시점에 주식에서 채권으로 전환될 뿐 인출기 배당 기능이 없어 고정적인 현금흐름 확보가 어려웠던 한계를 보완했다. 성장주에서 배당주로 자동 전환되는 구조를 통해 월분배금을 확보하고 적립기부터 인출기까지 하나의 ETF로 완성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2040년을 목표 은퇴 시점으로 설계했다. 은퇴 전엔 성장형 자산에 75%, 배당형 자산에 25%를 투자한다. 2038년부터 2039년까진 24개월 동안 매월 2.08%포인트씩 성장형 자산을 줄이고 배당형 자산으로 늘리고 2040년 이후엔 성장형 25%, 배당형 75% 구조로 전환된다.
ETF 내부에서 자동 전환이 이뤄져 이 과정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은 부과되지 않는다. 별도의 매매 없이 2040년까지의 성장형 자산 운용 성과(세전 수익과 원금)를 그대로 배당형 자산으로 전환해 현금흐름 확보와 재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2040년 이후에도 성장형 자산 25%를 유지해 시장 상승 국면에서 성장성과 배당 성과를 함께 추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매월 말 기준으로 성장형 25%, 배당형 75% 비중을 유지하며 리밸런싱을 하고 이 과정에서 성장주 수익으로 배당주를 추가 매입함으로써 배당금이 지속 늘어나는 ‘구조적 배당성장’ 효과를 구현하게 된다.
이 본부장은 “인출 문제를 외면하고 단순히 장기투자만 지속할 경우 향후 자산 인출 시점에서 세금 폭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생애주기 배당전환형 ETF는 은퇴 전환기의 세금 등 전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적립기엔 수익을 극대화하고 인출기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가장 편리한 노후준비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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