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상장 D데이, 흥행 관건은 '오딘·엘리온'

입력 2020.09.10 06:00

카카오게임즈가 10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청약증거금만 57조5000억원이다. 앞서 시장 대어로 꼽힌 SK바이오팜(31조원)의 약 2배에 달한다.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 게임 제작과 퍼블리싱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인수한 인기 게임기업 등 배경도 막강하다.

게임 업계의 시선이 카카오게임즈로 몰린다. 개발, 퍼블리싱 역량을 기대하는 분석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신작 오딘, 엘리온 등을 앞세워 ‘코어 게이머’를 확보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엘리온 이미지 /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역량은 개발, 퍼블리싱, 플랫폼"
‘for 카카오’로 한때 게임시장 정복했으나 최근에는 영향력 다소 줄어

카카오게임즈의 전신은 ‘엔진’이다. 엔진은 카카오의 벤처 자회사인 케이벤처그룹이 인수한 이후 다음게임과 합병하면서 2016년 카카오게임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엔진을 이끌던 남궁훈 대표, 다음게임을 이끌던 조계현 대표가 카카오게임즈의 각자 대표가 됐다. 남궁훈 대표는 카카오의 최고게임책임자(CGO)도 겸임한다.

카카오게임즈는 PC, 모바일 플랫폼에서 게임 사업을 한다. 대표 서비스는 ‘카카오 게임하기’와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패스 오브 엑자일’, ‘가디언테일즈’, ‘달빛조각사’가 있다.

남궁훈 대표는 8월 기업설명회에서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경쟁력이 개발, 퍼블리싱, 플랫폼에 이르는 밸류체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영화 산업을 예로 생각해보면 영화 제작사, 배급사, 영화관을 한 회사가 전부 보유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초거대 플랫폼 ‘카카오톡’은 카카오게임즈를 다른 게임사와 차별화할 요소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가 등장하기 전, 스마트폰 게임 시장 초기인 2010년대 초반에는 카카오의 ‘for 카카오(수수료 21%)’ 모델이 시장을 지배했다. 카카오톡의 회원 수, 카카오톡과의 연동성 덕분이다. 업계는 2010년 출시한 카카오톡의 급격한 성장 배경 중 하나로 게임을 꼽기도 한다.

최근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톡을 마케팅 분야에 주로 활용한다. 13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게임즈 플러스 친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이모티콘 연동 행사가 강점으로 꼽힌다. 회사가 보유한 PC게임 플랫폼 ‘다음게임'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만 2600만명에 이른다.

한국, 해외서 퍼블리싱 노하우 다수 쌓아…최근에는 개발에 집중

다만, 최근 ‘for 카카오’ 열풍은 다소 시들해졌다. 플랫폼이 게임에 직접 미치는 영향력이 아주 낮아져, 상대적으로 퍼블리싱과 개발 역량이 중요해졌다.

카카오게임즈는 설립 초기부터 꾸준히 퍼블리싱 역량을 키웠다. 2017년 11월 한국에 출시한 ‘카카오 배틀그라운드’는 36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최고 42.5%)를 기록했다. 북미·유럽 시장에서는 ‘검은사막’을 서비스해 누적 이용자 수 1000만명을 달성했다.

해외에서 이미 5년쯤 서비스한 핵앤슬래시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도 현지화해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서브컬처게임 ‘프린세스커넥트’, ‘뱅드림’, MMORPG ‘달빛조각사’, 수집형 RPG ‘가디언테일즈’를 서비스한다.

퍼블리싱으로 성장한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개발에 집중한다. 퍼블리싱, 플랫폼 역량에 자체 개발 역량을 더해 종합 게임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남궁 대표는 개발 역량 강화 방안에 대해 "엑스엘게임즈처럼 직접 인수해서 자체 개발 작품을 늘리는 방향, 퍼블리싱과 투자를 병행해 퍼블리싱 작품이 성공했을 때 해당 개발사를 회사 계열사로 편입하는 방향을 동시에 추구한다"고 밝혔다.

엑스엘게임즈 인수·신작 다수로 ‘코어 게이머’ 겨냥
간만에 나오는 PC MMORPG 대작 ‘엘리온’, 시장에 대격변 일으킬까
주춤한 모바일게임 순위, 신작 ‘오딘’의 성적도 변수

카카오게임즈 상장 이후 출시 신작 라인업 /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코어 게이머’ 확보에 나섰다. 2월에는 무게감 있는 게임을 개발할 능력을 갖춘 엑스엘게임즈 지분 53%를 취득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2003년부터 엑스엘게임즈를 이끄는 송재경 공동대표는 ‘리니지’, ‘바람의나라’ 등을 개발한 스타 개발자다. 회사 대표작은 ‘달빛조각사’, ‘아키에이지’다. 각각 모바일·PC 코어 게이머를 유인할 매력을 갖췄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이후 출시할 게임을 이미 10종 이상 밝혔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게임인 ‘엘리온’, ‘오딘 발할라 라이징(가칭)도 코어 게이머를 노린 게임이다.

먼저 4분기, PC MMORPG 엘리온이 게이머를 찾아온다. 이 게임은 이상 세계로 가는 관문을 차지하기 위해 벌어진 ‘벌핀’, ‘온타리’ 양 진영의 경쟁 이야기를 담았다.

게임 시장의 무게추가 PC에서 모바일 플랫폼으로 기울며 PC MMORPG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엘리온은 스마일게이트가 2018년 11월부터 공개테스트로 선보인 ‘로스트아크’ 이후 간만에 나오는 PC 대작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은다. 크래프톤의 김형준 개발 PD가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한다.

이 게임의 이름은 원래 ‘에어’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애초 이름에 걸맞게 공중전 요소를 강조했으나, 비공개 테스트 이후 공중전의 비중을 큰 폭으로 줄이고 4월에는 게임 이름을 ‘엘리온’으로 전면 수정하는 초강수를 뒀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이름을 바꾼 이후 공중전 대신 논타겟팅 액션 시스템을 강조한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 이미지 / 카카오게임즈
김재영 대표의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와 손잡고 개발한 모바일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가칭)은 2021년 2분기에 출시한다. 김 대표는 액션 RPG ‘블레이드’를 제작한 인물이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북유럽 신화의 주신 ‘오딘’과 그를 보필하는 전사가 머무는 궁전 ‘발할라’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는다.

오딘은 모바일게임으로서는 드물게 콘솔 게임에서 주로 활용하는 3D 스캔, 모션 캡처 등 기술을 활용해 그래픽 수준을 높였다.

신작 오딘의 어깨는 무겁다. 9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기준으로 카카오게임즈는 15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최신작 가디언테일즈가 18위로 그나마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게임즈로서는 대작 오딘이 코어 게이머를 사로잡아 성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한편, 증권가는 상장 이후 카카오게임즈가 우상향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확정 공모가액 기준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은 1조7600억원인데, 증권가는 이를 상회하는 2조원대를 제시한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적정 시가총액을 2조78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2021년까지의 단기 성장 전망이 밝다는 점, 텐센트를 벤치마킹한 중장기 성장 전략(M&A를 통한 자체개발 작품 확대, 플랫폼과 콘텐츠 생태계 시너지 확보로 수직 계열화)을 세운 점을 고려하면 공모가보다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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