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엔스

최재붕 지음 | 썸앤파커스 | 480쪽 | 2만2000원

챗GPT 열풍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2023년 이후 인공지능(AI)이 전 세계 자본과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오픈AI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구글, 메타, 테슬라, 애플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모두 AI 대전에 뛰어들었다. 

“과거 5000년 걸린 진화, 인공지능(AI)이 5년 안에 끝낼 수도 있다.”

역사 학자인 유발 하라리가 던진 이 말처럼 AI는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일상과 산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AI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은 단지 체감이 늦을 뿐 이는 자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스마트폰에 전복당한 세상을 예견했던 ‘포노 사피엔스’에 이어 5년 만에 내놓은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신인류, AI 사피엔스가 AI라는 도구를 적극 활용하며 디지털 시대를 넘어 새로운 진화를 만들고 문명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에서 저자는 AI 사피엔스들이 살아갈 각 산업의 미래를 예측하는 한편, 반 발짝 먼저 가서 비즈니스의 길목을 선점하는 구체적인 인사이트를 풀어냈다. 

그중 하나로 팬더스트리(팬덤+인더스트리)의 부상을 예로 들어보자. 저자는 업종을 막론하고 AI와 팬덤에 올라타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라고 말한다. 누군가 김밥이 나오는 웹툰을 그리고, 인기가 올라가자 누군가는 그 안에서 등장하는 김밥 먹는 방송을 한다. 누군가는 그 현상을 보고 냉동 김밥을 개발하고 누군가는 그 냉동 김밥을 수입해서 슈퍼마켓에서  판매한다. 각자가 알아서 움직였을 뿐인데, 이 모든 신기한 현상이 다 하나의 시스템에서 작동한다. K-드라마와 먹방 유튜버가 만든 냉동 김밥의 대유행은 새로운 소비 생태계를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이 책에서는 산업계 최고 기업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그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를 종횡으로 훑어 보여준다. 

책은 크게 여섯 개의 파트로 구성됐다. ▲디지털 문명을 넘어 AI로 달려가는 인류 ▲디지털 신대륙의 주인공 AI 사피엔스 세계관 ▲AI를 만난 메타, 사상 초유의 거대한 신시장을 열다   ▲메타 소비자를 선점하기 위해 모든 산업이 빠르게 변신 중 ▲시장의 성공법칙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팬덤경제 ▲전 세계를 홀린 K 팬덤, 휴머니티로 미래를 디자인하라 등이다. 

저자는 지나온 20년간 일어난 디지털 문명 대전환은 분명하게 메타 세상으로의 확장과 본격적인 AI 시대의 개막을 알렸고 이제는 청년층이 노년층을 책임지고 떠받치는 사회가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생활하며 함께 일도 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AI 시대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미래를 준비하는 지침서가 되기를 기대하며, 모두가 행복한 사피엔스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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