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CBDC(중앙은행발행디지털화폐) 운영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제2회 개인정보 기술포럼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제2회 개인정보 기술포럼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CBDC 관련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술 활용 방향' 세미나에서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현 시점에서 CBDC 도입 여부 또는 그 시기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주요국 연구 동향과 상황등을 고려해 완벽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전자적 형태의 화폐다. 전 세계 65개국이 CBDC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한국은행은 오는 12월 6개 시중은행과 10만명을 대상으로 CBDC 활용성 테스트 계획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CBDC는 거래시 디지털 상에 거래 내역이 남아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중앙기관인 중앙은행이 개인의 거래내역을 감시 가능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유 부총재는 “한국은행은 익명 거래가 가능한 오프라인 CBDC 시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온라인 CBDC의 익명 거래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과를 이뤘다”며 “CBDC 시스템 내에서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정보 주권을 강화하는 방안 연구를 수행해 왔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부터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기술을 활용해 신원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거래 상대방에게 해당 자산의 소유주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은행들이 자사 및 타행 송금시 거래 기밀성을 구현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유 총재는 “예컨대 유럽 중앙은행은 오프라인 거래시 현금과 유사한 수준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다양한 기술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은행도 그간의 연구에 대해서 CBDC 시스템 내에서 개인 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술 연구를 전문가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 전했다. 

이지은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과장은 “각국에서 CBDC 연구가 시작되면서부터 중앙은행들은 거래 내역의 인명성과 기밀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해 왔다”며 “현재 금융시스템 비슷하게 중앙은행이 CBDC를 발행하고, 참가 기관은 금융 규제에 맞춰 이용자에게 신원 정보를 수집해서 kyc를 수행하고, 거래를 처리하는 역할을 기반으로 연구가 진행중”이라 설명했다. 

이어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보고서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할 어떠한 요인이나 관심이 없고, 이에 따라 개인의 거래 내역을 분석하거나 이용할 의도가 없음을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며 “BIS는 중앙은행이 개인의 트랜잭션 정보를 분석하거나 이용할 어떠한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언급했으며, 유럽 중앙은행은 개인의 결제 데이터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앞서 개발한 영지식 증명 기술과 동형 암호 기술을 활용해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도출해 실험을 진행해 왔다 밝혔다. 또한 CBDC거래 흐름별로 개인정보를 식별해 활용하는 PET(개인정보 강화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동형 암호, 영지식 증명, 링 시그니처 기술을 각각 활용해 거래 기밀성을 구현할 수 있는지 여부와 성능 측정을 진행 중”이라며 “이를 활용해 정부 주체의 권리를 CBDC 시스템에서 쉽게 해제할 수 있도록 구현하고, 더 나아가 이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CBDC 거래 흐름에서 개인정보가 처리되는 지점을 면밀히 식별하고, 개인정보보호법과 금융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기술적 해결책을 모색하며 다양한 실험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금융 거래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도 함께 보장할 수 있는 미래 금융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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