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세대(6G) 이동통신 연구개발(R&D) 큰 그림을 그리자 이동통신 3사가 이에 발맞춰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이를 지켜보는 소비자는 4세대 이동통신(LTE)와 큰 차이가 없는 5세대(5G) 이동통신 내실 다지기가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월 제17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6G 기술 개발을 위해 2024년부터 2028년까지 4407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또 2023년 11월 6G 글로벌 주도권을 쥐기 위해 ▲무선통신 ▲모바일 코어 ▲6G 유선네트워크 ▲6G 시스템 ▲6G 표준화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 '6G R&D 추진전략'을 공개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SK텔레콤(SKT)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발 빠르게 움직인다.
SK텔레콤은 11월 4일과 5일 열린 'SK 인공지능(AI) 서밋 2024'에서 '에지 AI'의 글로벌 기술 표준화를 선도하고 선행 기술을 공동 연구하는 등 6G의 AI 인프라 전환을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6G는 통신과 AI가 융합된 차세대 AI 인프라로 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11월 1일 KT SA,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6G와 저궤도 위성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6G가 지상에서 위성 영역까지 통신 커버리지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저궤도(LEO: Low-Earth Orbit) 위성 산업 주도권 경쟁에 대응하고자 기획됐다. 김영섭 KT 대표는 "앞으로 6G 시대에는 지상 네트워크와 함께 위성 네트워크의 공존이 강조될 수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11일 LG전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6G R&D를 위해 설립한 LG전자-KAIST 6G연구센터와 함께 차세대 6G 통신 후보 주파수 대역에서 전파의 투과 및 반사 특성을 측정한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6G 통신망의 개발 준비를 위한 기초 연구로서 대표적인 6G 후보 주파수 대역의 특성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상헌 LG유플러스 네트워크선행개발담당은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6G 기술개발의 리더십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이통3사의 적극적인 6G 개발 움직임에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하다. 현 5G 서비스에 불만이 많기 때문이다. 이통사가 LTE와 속도 차이가 별로 없는 5G를 이용해 비싼 요금을 취했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는다.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5G도 잘 안되는 판에 앞서 나간다", "5G도 안 되는데 그냥 돈을 쓰지 말라", "5G나 제대로 하라", "5G 커버도 못하는데 글로벌 리더십은 무슨 말인가" 등 냉소 섞인 반응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들의 '5G 불신'이 이어지는 와중에 조만간 이통3사의 LTE·5G 요금 원가 산정 관련한 근거자료가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어서 업계 관심을 끈다.
대법원은 참여연대가 2019년 과기정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SK텔레콤의 5G 서비스 이용약관 인가신청자료(5G 원가 관련 자료)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참여연대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은 원가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려 대형 로펌까지 앞세웠으나 패소했다. 참여연대는 11월 5일 "5G 요금이 적정했는지 이통3사가 폭리를 취해오지는 않았는지 철저히 검증해 '5G 요금산정' 근거자료 상당수를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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