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수익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들은 AI 관련 투자비용 회수와 실질적 매출 창출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6월 출시한 AI 솔루션 'ONE AI'가 6개월 만에 2000개 계약을 달성하며 순항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더존비즈온의 2024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094억원, 영업이익 246억원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ONE AI가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1000개 기업당 분기 1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클라우드 매출 비중 증가로 이어져 기업 가치 상승 요인이 될 전망이다. 더존비즈의 올해 주목할 요인으로는 생성AI 도입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증가, 자사 솔루션 옴니이솔 계약을 통한 매출 성장, 영업이익률 개선 지속 등이 꼽힌다.
한글과컴퓨터도 지난해 AI 제품 4종을 선보이며 AI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컴오피스 연동 지능형 문서작성 도구 '한컴어시스턴트'와 문서 기반 질의응답 도구 '한컴피디아' 등이 그 일환이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과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솔라'를 자사 서비스에 접목하는 한편,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한 '한컴독스 AI'를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 중이다. 키움증권은 한컴의 올해 AI 매출이 150억~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정부 대상(B2G) AI 사업의 수입이 올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냅소프트는 AI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 문서데이터 AI 활용 솔루션 '도큐 애널라이저'의 실증 프로젝트와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사이냅 DU LLM'을 활용한 다트포인트AI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사이냅소프트가 최근 7년간 연평균 17.3%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23년 이후 5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다트포인트AI 서비스가 성공할 경우 법령, 특허 등으로 응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으며 기존 B2B, B2G 각각 50%였던 매출구조에 B2C가 새롭게 추가될 전망이다. 전경헌 사이냅소프트 대표는 "2025년에는 도큐먼트 AI의 경계를 넘어 더 넓은 AI로 기술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며 "AI 기술의 경계를 넓히고 범용인공지능(AGI)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변함 없는 열정과 도전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AI 투자 비용 회수를 위한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개인·가정용 'MS 365'에 AI 기능을 탑재하면서 12년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개인 요금은 월 6.99달러(1만원)에서 9.99달러(1만4500원)로 42.9% 인상된다. 가족 요금은 월 9.99달러에서 12.99달러(1만8800원)로 30% 오른다. 대신 AI 에이전트 '코파일럿 AI'와 AI 이미지 편집·생성이 가능한 'MS 디자이너' 기능을 새롭게 제공한다.
구글도 클라우드 기반 협업툴 '워크스페이스'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며 비즈니스 스탠다드 요금제를 월 12달러(1만7400원)에서 14달러(2만원)로, 비즈니스 플러스 요금제는 월 18달러(2만6100원)에서 22달러(3만1900원)로 인상했다. 이용자들은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와 AI 에이전트 기능이 포함된 '제미나이 어드밴스드'를 활용해 영상 통화 자동 노트 작성, 문서 작성 시 이미지 생성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오픈AI는 일반 무료 모델부터 고성능 추론 모델까지 총 6개의 라인업을 구축하며 폭넓은 이용자층 확보에 나섰다. 최근에는 추론에 특화된 고성능 모델 'o1 pro'를 활용할 수 있는 'GPT 프로' 요금제를 월 200달러(29만원)에 출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MS의 요금 인상은 기존 고객 기반에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가의 AI 서비스 개발과 운영에 수백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는 것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한편 시장조사기업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기업용 AI 시장은 2023년 168억달러(24조3701억원)에서 연평균 25.4%씩 성장해 2030년에는 1029억 달러(약 149조2668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