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하나금융에 이어 26일 KB‧신한‧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가 주주총회를 마치면서 지난해 회계연도가 모두 마무리 됐다. 주총에 참석한 금융지주 회장들은 내부통제 강화와 지속 성장을 위한 혁신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 건물 전경 / 조선 DB
4대 금융지주 건물 전경 / 조선 DB

금융지주 회장님들 ‘내부통제’ 강화 다짐… 기업은행장 대국민 사과

이번 주총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내부통제 강화'였다. 지난해 시행된 개정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에 따라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해야 하는 만큼 정관변경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882억 부당대출’이 적발된 기업은행의 경우 주총에 앞서 김성태 행장이 허리 숙여 사과했다. 김 행장은 “금융감독원의 감사 결과를 철저한 반성의 기회로 삼아 빈틈없는 후속조치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건 연루 직원에 대한 처벌과 향후 조직문화에서도 엄벌주의를 정착시키는 등의 쇄신안도 발표했다. 여신 심사를 강화하고 영업과 심사업무 분리 원칙 이행, 내부 검사업무 강화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전임 회장 부당대출 사건이 발생한 우리금융의 임종룡 회장 역시 ‘신뢰’와 내부통제 강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임 회장은 “냉철한 반성과 함께 그룹 전 임직원은 환골탈태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올 한 해 금융의 본질인 신뢰를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반드시 신뢰받는 우리금융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내부통제 체제의 실질적인 구동을 위해 관리 감독 모니터링 체계 전반을 개선해 가도록 하겠다”면서 “내부통제의 핵심은 임직원의 투철한 윤리 의식이다. 지속적인 교육과 실효성 있는 노력을 바탕으로 강한 윤리 의식을 내재화하겠다”고 말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데이터에 기반한 인력 관리 체계를 고도화해 효율성을 제공하고, 내부통제는 더욱 철저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성장 강조… ‘밸류업’ 이어간다

금융사들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밸류업(기업가치제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을 점차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양 회장은 “앞으로의 10년은 지나온 10년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룹의 성장성, 수익성 관리를 기본 원칙으로 위험가중이익률(RoRWA)에 기반한 자본 효율성 관점으로 전환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과 속도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의 실질적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 환원율 50% 달성 등 약속드린 목표를 향해 절실함을 갖고 노력하겠다”며 “그동안 실천해온 '일류' 아젠다를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비과세 배당 눈길… 함영주‧윤호영 연임 확정

우리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비과세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우리금융은 상법에 따라 적립된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 가운데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금액 범위 안에서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한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비과세배당에 쓰인다. 우리금융에서 예상하는 자본준비금 감소 규모는 3조원 수준이다.

비과세 배당은 주주들이 낸 자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라 개인 주주은 배당 소득세 부담을 덜게 된다. 

한편, 함영주 하나금융회장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각각 연임에 성공했다. 함 회장은 주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주총에서 해당 안건은 81.2%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함 회장은 “손님과 주주들로부터 중차대한 소임을 부여받았다”며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영역 확장과 더불어 기술혁신과 미래금융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부터 카카오뱅크를 이끈 윤호영 대표는 5연임을 확정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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