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거래와 내부통제 이슈 등이 금융권 주요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이상거래탐지시스템' 구축 필요성 증대된다. 특히 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내부통제 및 금융사기거래 탐지에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범죄 예방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 전대현 기자
한국금융연구원이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범죄 예방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 전대현 기자

17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범죄 예방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AI를 활용한 금융권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 구축'을 주제로 진행됐다. 세션별로 ▲AI와 내부통제 ▲AI를 활용한 금융사기 거래 탐지에 대한 발제가 진행됐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기존의 대응 방식만으로 고도화된 금융범죄 위협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AI와 같은 신기술을 전략적으로 도입해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자율 보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 차원에서도 망분리 로드맵을 수립하고, 금융사가 빅테크의 최신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망분리 규제가 생성형 AI 활용에 많은 제약을 준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8월 ‘망분리 개선 로드맵’ 발표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는 등 망분리 규제 특례 범위를 넓히고 있다. 향후에도 금융권의 AI 활용 사업과 관련해 지원 방안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희선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 팀장은 은행 내부에서 이상거래 탐지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 금융사고를 조기 탐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령 보이스피싱을 당한 피해자가 피해금을 대포 통장에 입금하는 시점을 탐지해 피해금이 출금되기전에 이상패턴을 발견하는 식이다. 대포통장의 특성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노하우를 결합해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김희선 팀장은 "금융사고를 모니터링하는 현업 부서와 기술 부서가 협업해 실제 금융거래에 기반한 사전 이상징후 패턴을 발굴하고 이 과정에서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AI 실시간 탐지 등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기 SAS코리아 상무는 자금세탁, 데이터유출, 구매 사기 등 금융사 내부 부정행위가 매우 다양해 이를 탐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야한다고 했다. 머신러닝 및 생성형 AI를 활용해 분석모델을 고도화하는 등 최대한 많은 외부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AS코리아는  시중은행에 자산 및 부채 관리 고도화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업체다.

민경선 전북대학교 교수는 AI 기반 예측 모델을 내부통제에 활용해야한다고 봤다. 전통적인 사후 처벌 중심에서 벗어나 선제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김성웅 금융보안원 AI혁신실장이 연합학습 등 신기술을 통한 '공동모델' 개발 등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합학습은 AI 모델 개발 기관끼리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고 공동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각 참여자가 개별 학습한 데이터를 공유해 통합 모델을 구축한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다양한 데이터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김성웅 실장은 "금융거래정보의 희소성과 불규칙성은 개별 금융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연합학습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한다"고 했다. 

김영석 보난자팩토리 대표는 가상자산을 활용한 범죄 사례를 소개했다. 보난자팩토리는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원화 입출금 검증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김 대표는 "AI 기반 이상거래 탐지 및 추적 기술의 고도화,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의 편법 영업행위 대응, 범죄자금 세탁에 대한 모니터링 및 추적 등에 대한 차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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