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ASUS)는 전 세계 PC 시장 톱3,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1위라고 자신할 수 있다. 모든 소비자가 인공지능(AI)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반기 내에 ‘비보북’, ‘젠북’ 등 저가형 모델까지 모든 PC에 AI를 탑재할 예정이다.”

피터 창(Peter Chang) 에이수스 아태지역 총괄 지사장(왼쪽)과 잭 황(Jack Huang) 에이수스 코리아 지사장 / 타이베이=공동취재단
피터 창(Peter Chang) 에이수스 아태지역 총괄 지사장(왼쪽)과 잭 황(Jack Huang) 에이수스 코리아 지사장 / 타이베이=공동취재단

피터 창(Peter Chang) 에이수스 아태지역 총괄 지사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 에이수스 본사에서 진행된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PC 업계에서 선도자 역할을 맡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이수스는 현재 아태지역 게이밍 사업부문에서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에이수스는 한국 시장이 가격 민감도가 높다는 인식을 깨고, 고가의 PC에 대한 판매량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잭 황(Jack Huang) 에이수스 코리아 지사장은 “올해 초 진행한 시장 조사 결과, 한국 시장에서 130만원 이상 고성능 PC 구매율이 40%를 넘어가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소비자들이 비싸지만 성능이 좋다면, 고가의 AI PC도 납득할 수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의 AI PC 성장세에 대해 피터 창 지사장은 “아직 AI PC는 초기 단계라 전체 점유율이 PC 시장의 10%지만 앞으로 2년~3년 안에 20%~30%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 노트북 시장 특징에 대해 피터 창 지사장은 “한국은 특히 게이밍 제품의 선호도가 높고, 1킬로그램(㎏) 미만의 고성능 제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에 에이수스는 게이밍 제품과 AI PC를 한국 시장 전략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잭 황 한국 지사장은 “올해 2월 출시한 초경량 AI 노트북인 ‘젠북 A14’를 전략 제품으로 내세울 것”이라며 “글로벌 마켓 중 한국과 일본 시장을 겨냥한 해당 제품은 ‘가벼움의 새로운 정의’라는 제품 슬로건에 걸맞게 무게가 1㎏이 안 되는 휴대성이 좋은 노트북인 만큼, 한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 창 지사장은 “게이밍 제품군에서는 ‘ROG 제피러스(Zephyrus)’ 시리즈에 대해 한국 시장에서 리브랜딩을 추진한다”며 “어떤 게임이나 작업이든 성능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다각화된 마케팅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AI PC를 사용하면서도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소비자도 많다는 지적에 대해 피터 창 지사장은 “많은 이용자가 이미 챗GPT나 제미나이(Gemini) 등으로 AI 경험을 쌓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에이수스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어떻게 AI를 PC에 결합해 더욱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누구나 AI를 쓰기 때문에 기업이 AI를 PC에 탑재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 됐다. 에이수스만의 차별화된 전략에 대한 질문에 창 지사장은 “AI가 이제 흔해졌다는 느낌이 들긴 한다”며 “에이수스는 ‘AI 편집툴’, ‘AI 노이즈 캔슬링’ 등 1세대로 출시한 AI 기술을 넘어 새로운 AI 기술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터 창 에이수스 아태지역 지사장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타이베이=공동취재단
피터 창 에이수스 아태지역 지사장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타이베이=공동취재단

에이수스는 현재 하이마트 등과 협력해 AS(애프터서비스)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원 방안 확대에 대해 잭 황 지사장은 “연말까지 제주·강원·대전·대구 등 4개 지역에 방문센터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며 “소비자들은 빠른 수리를 원하기 때문에 쿠팡과도 AS 방면에서 지속 협력할 계획이며 수리 현황을 볼 수 있는 인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수스의 정체성을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냐는 질의에 피터 창 총괄 지사장은 “브랜드 성격 정의는 다른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에이수스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미 한국에서는 ‘ROG’와 ‘TUF’가 게이밍 PC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며 “앞으로는 ‘비보북’ 등 경량 노트북도 우수한 휴대성이 브랜드 정체성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PC에서 태블릿PC로 유행이 넘어가는 현상에 대해 피터 창 지사장은 “생산력 측면에서 (태블릿PC가) PC를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오히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클라우드 솔루션 시장이 커지고, 온라인으로 협력하는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노트북의 필요성이 커졌다”면서도 “태블릿PC에 대한 수요도 반영하기 위해 에이수스는 터치스크린 2개를 탑재한 ‘젠북 듀오’를 제작하는 등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타이베이=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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