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차세대 MMORPG '아이온2'의 세부 정보를 최초로 공개하며 기존 리니지 시리즈와는 확연히 다른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간 시장에서 우려를 샀던 자동전투 시스템을 과감히 삭제하고, 과금 모델(BM)을 완화하겠다고 계획도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이는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게임 경험을 제공하려는 엔씨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29일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공개된 아이온2의 정보는 기존 아이온의 후속작을 넘어, 원작의 정수를 계승하면서도 단점을 보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임 내 인게임 화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필드, 보스 콘텐츠 등 다양한 세부 정보가 공개되며 기대감을 더했다.
아이온2 개발을 총괄한 백승욱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아이온2는 단순한 후속작이 아니다"라며 "디자이너들이 꿈꿨던 아이온의 완전판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아이온2는 2008년 출시된 PC MMORPG '아이온'의 정식 후속작으로 올해 4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언리얼 엔진5로 개발 중으로 PC 버전이 먼저 출시된 후 모바일로 이식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에서 자동전투 시스템을 제외하고 수동 조작을 살린 액션 게임으로의 변화를 예고했다.
김남준 PD는 "수동 조작을 살린 여러 모바일 액션 게임을 레퍼런스 삼아 모바일 환경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원작 단점 보완한 혁신적인 변화 돋보여
엔씨소프트는 이번 신작에서 원작의 단점을 보완하고 재미를 더하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천족과 마족 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버를 분리했다. 주기적인 매칭 변경을 통해 더욱 재미있는 RvR(진영 간 대규모 전투)을 제공한다. 또 원작 대비 36배 넓은 필드와 200종이 넘는 던전을 구현해 PvE(플레이어 대 환경)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솔로 또는 협동 플레이가 모두 가능하며, 이지 모드 도입으로 누구나 손쉽게 던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원작과 달리 제한 없는 비행이 가능하며, 물속 잠수나 수중 전투까지 벌일 수 있어 더욱 입체적인 전투 환경을 제공한다. 또 '논타깃', '후판정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자의 컨트롤 비중을 높였다. 각 직업별 역할이 뚜렷하게 디자인되어 협업 플레이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게임 내 직업은 수호성, 검성, 살성, 궁성, 정령성, 마도성, 치유성, 호법성 등 원작과 동일한 8종으로 시작한다.
높은 평가를 받았던 커스터마이징(캐릭터 꾸미기) 시스템도 더욱 발전했다. 플레이어는 이제 200개 이상의 개별 특징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더욱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을 경험할 수 있다.
리니지 라이크 BM과 결별 선언
게임 내 과금 모델도 큰 변화가 예고됐다. 개발진은 리니지 라이크로 대표되는 고과금 유도 모델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게임 내 '펫'은 확률형 아이템이 아닌, 사냥을 통해 수집한 영혼을 재료 삼아 직접 제작하는 형태로 변경된다.
소인섭 사업실장은 "아이온2에서 날개 뽑기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빌드에 BM이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우려하는 BM은 추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 BM 관련해서는 별도로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의 세부 정보가 공개된 후 서구권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에선 아이온2에 기대감을 높였다. 레딧 이용자는 "클래식한 클래스, 다양한 역할 강조, 오리지널 인스턴스·보스의 귀환, 무기 확장, 다른 진영 영토 침공 등 모든 요소가 옳다. 약속이 지켜졌으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남겼다.
다만 이번 방송에서 PvP(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콘텐츠의 세부적인 설명이 없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이용자는 "아이온2에서 양 진영의 서버를 별도로 운영하는 방식이 PvP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라며 "다음 개발자 방송에서 이 부분을 상세하게 다뤄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엔씨는 오는 5월 29일부터 6월 12일까지 아이온2 포커스그룹테스트(FGT) 신청을 받는다. 당첨자는 6월 19일에 발표되며, FGT는 6월 28일부터 29일까지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진행된다. 테스터들은 매일 8시간 동안 아이온2를 직접 체험하게 된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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