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MMORPG가 하반기 대형 신작을 앞세워 체질 개선에 나섰다. 과도한 과금 유도와 자동전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서구권을 겨냥한 수익모델 재설계와 수동전투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중화권 시장을 넘어 글로벌 재도약을 노린 전략이다.
넷마블은 7월 29일 신작 MMORPG ‘뱀피르’ 온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8월 26일 출시 계획을 밝혔다. 하반기 국산 MMORPG 가운데 첫 타자다. 이 자리에서 가장 먼저 공개된 건 과금 구조였다.
뱀피르는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과금 외에 필드 파밍으로도 획득할 수 있도록 하고, 뽑기 시스템에는 누적 보상 기반 ‘천장제’를 도입했다. PvP를 선호하지 않는 이용자를 위해 경쟁 서버와 성장 서버를 분리해 운영할 계획이다.
한기현 넷마블네오 PD는 “게임 소개 자리에서 유저들이 가장 먼저 과금 구조부터 묻는 현실이 씁쓸하다”며 “납득 가능한 수준의 균형 잡힌 BM(비즈니스 모델)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 역시 기존 국산 모바일 MMORPG에서 탈피한 방식으로 주목받는다. 연내 출시가 유력한 아이온2는 자동전투 기능을 과감히 배제했다. 모바일 MMORPG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자동전투 대신 수동 전투를 전면에 내세웠다. 원작 대비 36배 넓은 필드, 200종 이상의 던전 등 PvE 콘텐츠 확장도 병행하며 이용자 몰입을 꾀한다.
카카오게임즈의 ‘크로노 오디세이’는 전투와 성장 구조 전반에서 변화가 확인된다. 입력 지연 해소, 스킬 캔슬 타이밍 조정, 인게임 모션 개선을 통해 조작감을 높였고, 논타깃 기반의 수동전투를 핵심으로 삼았다. 채집·제작 콘텐츠만으로도 최상위 단계까지 성장 가능한 구조를 갖췄고, 유니크 장비는 확정 보상 루트와 드롭 루트를 병행해 반복 피로도를 줄인다.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선제 조치다. 한국과 중화권 등 기존 주력 시장은 포화 상태다. 반면 북미·유럽 등 서구권은 여전히 성장 여력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앨라이드 마켓 리서치(AMR)는 글로벌 MMORPG 시장은 2025년 253억달러(약 35조3921억원) 규모에서 2033년까지 연평균 10.7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MR은 “서구권 공략을 위해선 BM, 그래픽, 콘텐츠 메커니즘, 소셜 기능 등 전반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배틀패스 등 새로운 수익 모델도 주목할 지점이다”라고 분석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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