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2025년 4분기로 예정되던 ‘붉은사막’ 출시를 2026년 1분기로 연기했다. 2개 분기 연속 적자에 하반기에도 별도 신작이 없어 실적 개선과 주가 부양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펄어비스 사옥. / 펄어비스
펄어비스 사옥. / 펄어비스

13일 펄어비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20.97% 급락한 3만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핵심 기대작 출시가 내년으로 넘어가면서 실적 반등 요인이 사라졌다는 판단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첫 AAA급 콘솔 게임 론칭 준비 과정에서 유통, 보이스오버, 콘솔 인증 등 여러 파트너사와 협업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됐다”며 “내부적으로는 2026년 1분기 출시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붉은사막은 공식 발표 기준으론 두 번째 연기지만 당초 2021년 출시 예정이었던 게임이 5년 뒤로 미뤄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지속적인 일정 변경이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트리플A급 타이틀은 허들이 높다. 과거 ‘사이버펑크’ 사례처럼 미완성 상태로 출시되면 흥행에 직격탄이 된다”며 “단기 실적보다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주가를 견인할 모멘텀이 사실상 부재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펄어비스 매출의 상당 부분은 검은사막 등 기존 라이브게임에 의존하고 있다. 2분기 기준 IP별 매출은 검은사막(549억원), 이브(242억원)가 전부다. 연내 신작 계획은 없다.

당장에 실적 부진이 겹쳐 있다는 점도 뼈 아프다. 펄어비스의 2분기 매출은 796억원, 영업손실은 118억원으로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 폭은 전년 대비 101% 확대됐다. 여기에 3분기부터 대대적인 붉은사막 마케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업비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6년에 출시되더라도 글로벌 대형 콘솔·PC 신작들과의 정면 경쟁이 불가피하다. 내년엔 ‘GTA 6’ 등 초대형 타이틀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시장 주목도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완성도를 높이고 마케팅도 본격화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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