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총수들이 국내외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발맞춰 ‘원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미 투자 및 구매 계획을 점검한 데 이어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예정이다.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에서는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 내 투자 확대와 통상 리스크 대응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이번 (한미)관세협상 과정에서 기업인이 애를 많이 써줘 좋은 성과를 냈다"고 사의를 표하며 "정부의 최대 목표는 경제를 살리고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에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 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은 이미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 등 신성장 산업에 360조원을 투입하고 8만명을 채용하는 국내 투자 계획을 진행 중이다.
4대 그룹 총수는 25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각 기업이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에서 이미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만큼, 이번 방미 일정은 단순 외교 동행을 넘어 현지 규제·관세 리스크를 관리하고 추가 투자 기회를 탐색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앞서 15일 열린 국민임명식에도 4대 그룹 총수가 함께했다.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은 행사장에 나란히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임명식에서 "기업인이 자유롭게 성장해 세계 시장을 무대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 총수들은 11일 방한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의 국빈 만찬에도 참석했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의 주요 생산 기지이자 전략적 투자 거점으로 양국 협력은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핵심 산업에 직결된다. 총수들의 만찬 참석은 대(對)베트남 투자 확대와 공급망 협력 강화를 염두에 둔 행보로 평가된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한미 관세 협상 막바지인 7월 29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해 정부를 측면 지원한 데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해 미국 내 사업과 고객사 협력 방안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아 행사의 성공 개최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7월 다녀온 미국 출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만나 AI 인프라 협력을 논의했고, APEC CEO 서밋 초청장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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