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조립 파트너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이 최근 인도 공장에서 일하던 중국인 직원 약 300명을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애플이 중국 대신 인도 내 생산을 확대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셈이다.

폭스콘 사옥 / 폭스콘
폭스콘 사옥 / 폭스콘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각)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폭스콘이 중국인 인력 300명을 대신하기 위해 대만 기술자를 투입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폭스콘 부품 자회사 위잔테크놀로지(Yuzhan Technology)가 운영하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공장에서 이뤄졌다. 

중국 당국은 올해 초 규제 기관과 지방정부에 인도와 동남아시아로의 기술 이전 및 장비 수출을 억제하라고 구두로 권고한 적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송환의 구체적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애플 아이폰과 같은 고정밀 전자제품 제조 과정에서 중국 기술자와 공급망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위잔 공장은 구형 아이폰 모델의 금속 케이스와 디스플레이 모듈을 생산한다. 최근 몇 개월 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차기 아이폰17 시리즈 생산에는 투입되지 않고 있다. 애플은 여전히 디스플레이 부품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애플은 당분간 디스플레이 수입을 늘리고, 인도 내 다른 공급업체를 통해 금속 케이스를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경험 많은 중국 기술자의 이탈은 애플의 인도 공급망 현지화 속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인도 시장에서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현지 파트너인 타타그룹 전자 제조 부문은 인도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유일한 업체다. 다만 인도 공급업체들은 여전히 운영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중국 관계가 완화될 경우 애플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와 다른 제조업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인도에 희토류와 터널 굴착기 공급을 약속했지만, 협의는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애플은 9월 공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 전량을 인도에서 생산하고 있다. 신제품 전 모델, 프로급 모델까지 포함해 인도에서 동시에 출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