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사가 서브컬처 본고장인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와 ‘승리의 여신: 니케’의 성공 사례를 이어간다는 목표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드림에이지와 NHN, 엔씨소프트,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이 일본 시장을 겨냥한 서브컬처 신작을 준비 중이다.
드림에이지는 수집형 RPG ‘오즈 리라이트’를 일본 시장에 출시했다. 8월 19일 출시된 이 게임은 구글플레이 인기 순위 4위, 애플 앱스토어 3위를 기록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한 모양새다. 8월 20일에는 NHN의 신작 ‘어비스디아’가 출시됐다. 이 게임은 애플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업계는 두 게임의 성공 요인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빠른 시장 진입을 꼽고 있다.
대형 게임사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애니메이션풍 액션 RPG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2026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액션 RPG ‘몬길 스타 다이브’를 연내 출시한다. 스마일게이트는 로그라이크 RPG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를 올해 4분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도쿄게임쇼 참가를 통해 현지 접점을 넓히고 게임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에 주목하는 이유… 압도적 시장 규모와 팬덤
한국 게임사가 일본 서브컬처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일본은 서브컬처 장르가 대중화된 대표 시장이자, 팬덤 문화가 깊게 뿌리내린 곳이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5~6배 규모의 소비 시장을 갖춘데다가 일단 흥행에 성공하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실제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서비스 3년 차를 앞둔 가운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일본에서 나온다.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는 출시 4년을 넘긴 현재 일본 매출 비중이 73%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한국 비중은 10.5%에 불과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IP 인지도 확장이 있다. 유명 성우 기용, 정교한 텍스트 번역은 물론, 현지 이벤트, 2차 창작 유도, 팝업 스토어, 애니메이션 제작 등 팬덤 확보에 집중한 점이 주효했다.
비주얼만으론 부족… 생존 해법은 '차별화'
글로벌 서브컬처 산업 규모는 2032년까지 약 1582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게임 분야가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연평균 15% 이상 성장이 예측된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경쟁도 빠르고 치열할 전망이다.
문제는 게임성, 스토리, 시스템 등 콘텐츠 전반에 걸쳐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야만 이용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업계는 “이제는 뛰어난 일러스트만으로는 이용자를 끌어들이기에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기존 성공작들은 특정 장르적 요소를 독창적으로 변형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니케’는 서브컬처 게임에 3인칭 슈팅(TPS)을 접목해 전투 몰입도를 높였다.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 이용자에게 익숙한 학원물 콘셉트와 현지 문화 코드를 녹여 현지화에 성공했다.
출시를 앞둔 신작들도 이러한 흐름을 따른다. 스마일게이트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로그라이크 장르에 덱빌딩 시스템을 결합해 전략성을 높였다. 엔씨소프트의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는 속도감 있는 액션과 애니메이션 연출을 내세우며 시각적 몰입감을 강조한다. 넷마블의 ‘몬길 스타 다이브’는 몬스터 수집 요소를 더해 이용자 확장을 노리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충성도 높은 일본 서브컬처 팬층은 단순한 그래픽이나 캐릭터보다 게임 전반의 세계관 완성도와 콘텐츠 깊이를 중시한다”며 “차별화된 장르 해석과 몰입 가능한 구조 설계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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