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망에서 인텔을 배제했다. 인텔의 생산 기술이 자사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다. 기존 대만 TSMC와 삼성전자 중심의 공급망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텔이 하나의 옵션이 되기를 원하지만, 아직까지 인텔은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텔의 생산 기술이 퀄컴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몬 CEO는 “다만 인텔이 효율적인 칩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제조 기술을 개선한다면, 향후 고객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퀄컴은 외부 파운드리에 칩 생산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이다. 인텔은 과거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였지만 매출 감소로 위기를 겪고 있다. 현재는 자체 설계 제품 생산과 함께, 퀄컴과 같은 외부 고객 확보를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퀄컴은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을 넘어, 자동차용 반도체 등 신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는 2029년까지 자동차 및 연결기기 분야에서 220억달러의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퀄컴은 독일 BMW가 새로 발표한 iX3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자율주행용 제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새로 탑재된 시스템 ‘스냅드래곤 라이드 파일럿(Snapdragon Ride Pilot)’은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데이터센터 서버 수준의 연산 능력을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기본적인 운전자 보조 기능부터 자율주행 대부분을 대체하는 단계까지 확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아몬 CEO는 “우리는 모든 반도체를 벽에 꽂힌 전원이 아닌 배터리를 전제로 설계한다”며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주행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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