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통한 경제 성장 뒷받침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오전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오전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금리인하 효과의 파급이 본격화하면 앞으로 1년간 0.27%포인트 성장 제고 효과를 낼 것으로 봤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25%에서 2.25%까지 1.0%포인트 인하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금융 여건 완화를 통해 성장 둔화를 완충시켜왔지만 높은 대내외 불확실성, 파급 시차 등으로 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경제주체들이 소비와 투자를 미루면서 금리 민감도가 저하되는 경향이 있어 올해 상반기 중 성장 제고 효과가 과거 평균적인 수준보다 낮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물가 측면에서 보면 과거 평균적인 효과와 유사한 수준인 0.1%포인트 영향을 주는데 그쳤다.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중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분의 26% 정도가 금리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증대 효과는 지난 1분기까지 데이터에선 확인되지 않았다. 6월 이후 경제 심리가 반등하고 신용카드 사용액의 증가세가 높아지면서 소비 증대 효과가 확인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측면에선 이자부담이 지난해 대비 0.27%p~0.54%p 하락했지만 투자 증대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은은 “최근 국내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경제심리도 반등한 만큼 소비 및 투자 진작 효과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최근 주택시장 불안이 다소 진정됐지만 추세적 안정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성장 제고 효과와 금융안정 영향 등을 좀 더 살펴보면서 추가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은은 6.27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가격 상승폭이 축소되고 거래도 둔화되는 등 과열 양상이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제한의 영향을 받는 고가 주택 거래 비중이 6월 51.3%에서 7월 36.8% 감소하는 등 효과를 보여서다. 다만 가계대출 규모는 7월 급감했다가 8월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상황 안정 여부는 좀 더 점검해야 한다”며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충분히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 간 전이효과, 공급 부족 우려, 금융여건 완화 등이 맞물릴 경우 수도권 주택시장이 재차 과열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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