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15년 만에 대대적으로 변화한다. 이번 개편은 친구·채팅·지금탭 구조를 바꾸고 AI ‘카나나’와 오픈AI ‘챗GPT’를 탑재해 메신저를 ‘AI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23일 카카오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25’를 열고 카카오톡 개편 방향과 AI 서비스 전략을 공개하고 시연을 진행했다. 이번 개편은 ▲탭 개편 ▲채팅 개편 ▲AI 서비스 추가 등 3가지로 나뉜다.
카톡 대수술… 친구·채팅·지금탭 개편
첫 번째 탭 ‘친구탭’은 피드형으로 바뀐다. 친구 프로필을 누르지 않아도 프로필 변경 내역과 게시물을 타임라인 형태로 볼 수 있다. 이용자가 사진, 상태 메시지, 디데이를 업데이트하면 프로필 홈의 격자형 피드에 표시된다. 공개 여부 설정과 친구 숨김 기능도 추가됐다. 이는 인스타그램식 개편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두 번째 탭 ‘채팅탭’은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이용자는 상단에 최대 10개의 폴더를 만들어 채팅방을 분류할 수 있고, 폴더당 100개의 채팅방을 추가할 수 있다. ‘안읽음’과 ‘챗GPT’ 폴더도 추가했다. 안읽음 폴더에서는 읽지 않은 메시지를 모아 확인할 수 있고, 화면을 살짝 내리면 미리보기가 가능하다. 카카오 AI ‘카나나(kanana)’의 대화 요약 기능도 제공된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용자 요청이 많았던 채팅방 그룹별 묶음 기능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세 번째 ‘지금탭’은 오픈채팅과 숏폼으로 구성된다. 오픈채팅에는 입장 없이 트렌드를 볼 수 있는 ‘오픈채팅 커뮤니티’가 추가된다. 이곳에서는 채팅 대신 피드형 커뮤니티에서 댓글로 소통할 수 있다. 숏폼은 영상을 보며 카카오톡 대화방에 바로 공유하거나 함께 시청할 수 있는 기능을 담았다.
대화 수정하고 보이스톡 통화녹음까지
채팅 기능도 손봤다. 카카오는 8월 메시지 삭제 시간을 기존 5분에서 24시간으로 연장한 데 이어 메시지 수정 기능을 추가했다. 수정된 메시지에는 ‘수정됨’ 표시가 나타난다. 삭제와 마찬가지로 발송 24시간 이내 수정이 가능하다.
음성 통화 서비스 ‘보이스톡’은 기종이나 통신사와 무관하게 통화 녹음과 텍스트 변환 기능을 지원한다. 기존에는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만 녹음이 가능했고 아이폰 이용자는 별도 앱을 사용해야 했다.
채팅창 내 ‘샵(#) 검색’은 ‘카나나 검색’으로 바뀐다. 기존에는 검색어를 입력해야 했지만, 카나나 검색은 대화 맥락을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한다.
카톡으로 스며드는 카나나와 챗GPT
카카오톡에는 카카오 AI ‘카나나’와 오픈AI의 ‘챗GPT’가 탑재된다. 카나나는 안 읽은 메시지 요약, 보이스톡 내용 요약, 카나나 검색 등 카카오 생태계 전반을 연결하는 AI 에이전트 역할을 한다. 중요한 점은 카나나가 온디바이스 기반이라는 것이다. 대화와 통화 내용은 요약만 하고 서버에 저장하거나 학습에 활용하지 않는다.
챗GPT는 기존 오픈AI 계정과 연동되며 10월 출시가 목표다. 사용자는 기존 챗GPT 계정을 카카오톡에 연동하거나 카카오 계정으로 가입해 쓸 수 있다. 다만 커스텀GPT나 프로젝트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카카오톡과 챗GPT 연동은 AI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단순한 연계에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가 공개한 프로토타입에서는 채팅방 대화를 챗GPT에 질문하고 답변을 채팅방에 다시 공유하는 방식이 시연됐다.
정신아 대표는 “이번 카카오톡 개편은 역대급이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며 “카나나 2.0은 매주 진화하고 있다. 내년 이프 카카오에서는 오늘보다 더 쉽고 편리하고 즐거워진 일상 속에서 카카오톡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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