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대형 신작을 앞세워 재도약에 나선다. 올해 3분기 실적은 부진했으나 ‘아이온2’를 비롯한 글로벌 신작 라인업과 수익성 개선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체질 전환을 이룬다는 목표다.
엔씨소프트는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600억원, 영업손실 75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실적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은 줄었다. 2분기까지는 리니지 등 레거시 IP로 수익을 유지했지만 3분기에는 모바일 주력 매출이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시장에서는 내년을 엔씨의 전환점으로 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구조조정으로 내부 효율화 작업이 마무리됐다. 신작 출시가 집중되면서 성장세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관건은 기대작으로 꼽히는 MMORPG 신작 ‘아이온2’의 흥행이다. 11월 19일 한국과 대만에 선보여지는 아이온2는 패스, 코스튬 상품 등 비즈니스 모델(BM)을 완화해 이용자 접근성을 높였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강한 과금 유도보다는 유저 친화적 구조로 설계했다”며 “모수 기반 확대에 초점을 맞췄고, 리텐션(잔존율)이 높아 장기 흥행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 대표는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 결과 젊은 이용자층 반응이 특히 긍정적이었다”며 “PvP 중심이 아닌 PvE 기반 콘텐츠 구조로 젊은 세대에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까지 총 8종의 신작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미공개 MMO 신작 1종은 지스타에서 첫 공개할 예정이다. 레거시 IP 확장 전략도 유지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동남아에 재런칭하고 북미·러시아로 확대한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중국 출시를 목표로 11월 말 이용자 테스트를 진행한다.
홍원준 CFO는 “PC 아이온 기반 모바일 신작을 성취게임즈와 공동 개발 중이며 2026년 중국 출시가 목표다”라며 “IP의 글로벌 확장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MMORPG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서브컬처·캐주얼 장르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박병무 대표는 “슈팅·서브컬처 등 다양한 장르의 라인업 구축이 진행 중이다”라며 “이미 계약한 프로젝트는 ‘아이온2’ 출시 이후 순차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캐주얼 장르 기술 플랫폼 인수를 완료했다. 국내외 소규모 모바일 게임사 2곳 인수도 마무리해 테스트 중이다. 박 대표는 “중대형 게임사 2~3곳과도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다음 분기 콘퍼런스콜에서 M&A 윤곽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내년은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시장 재진입을 본격화하고 장르 다변화를 통해 ‘MMORPG 중심 기업’에서 ‘멀티 장르 퍼블리셔’로 전환하는 첫 해가 될 전망이다.
천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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